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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산출내역이 없다" 지적된 대통령 경호처 '평창 경호사업 운영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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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정문에서 경호 경찰들이 교대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청와대 정문에서 경호 경찰들이 교대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구체적인 집행계획 수립 및 엄격한 집행관리가 필요하다.’
대통령 경호처의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평창 동계올림픽 경호사업 운영비 예산안(13억1100만원)에 대한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 보고서에서 나온 지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8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경호사업 운영비에 대해 “각 경비가 산출내역 없이 총액으로만 편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운영비 항목 중 임차료는 각국 요인들의 경호 차량ㆍ장비 및 경호요원 사무실 임차에 들어가는 돈이고, 유류비는 경호차량 기름값이며, 국내 여비로 경호요원의 숙박비ㆍ일비ㆍ식비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돼 있을 뿐 명확한 산출 근거가 없다”는 뜻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점을 감안해 (경호처는) 구체적인 집행계획을 수립하고 엄격하게 집행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경호처의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평창 동계올림픽 경호사업 운영비 항목에 대해 ‘구체적인 집행계획 수립 및 엄격한 집행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국회예산정책처 ‘2018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

대통령 경호처의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평창 동계올림픽 경호사업 운영비 항목에 대해 ‘구체적인 집행계획 수립 및 엄격한 집행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국회예산정책처 ‘2018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

국회예산정책처는 특히 경호처의 ‘요인 및 국빈 경호활동 사업’ 중 국내여비 항목이 2016년도 예산 12억2000만원 중 68.9%(8억4000만원)만 집행되고 나머지 3억7900만원은 불용처리된 점을 참고사례로 제시했다. 국회예산정책처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요인 및 국빈 경호사업의 국내여비 불용률이 꽤 높다는 점을 감안해 평창 올림픽 경호사업 국내여비에도 철저한 집행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72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경찰 홍보부스 앞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대비 요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72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경찰 홍보부스 앞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대비 요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경호처 전체 예산 항목을 살펴보면, ‘쌈짓돈’ 논란이 제기된 특수활동비는 전년 대비 21억9500만원이 줄었고, 총액인건비 대상 기본경비가 전년 대비 52.8% 늘어난 41억6000만원이 편성됐다.

이와 함께 국회예산정책처의 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편성된 내년도 청와대 예산의 방점은 ‘국민 소통’과 ‘정보화’에 찍힌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898억5600만원(전년 대비 2.0% 증가)이 잡힌 대통령 비서실ㆍ국가안보실의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대표적인 증액사업이 국정평가관리 사업과 정보화추진 사업이다.

우선 국정평가관리 사업은 대(對)국민 소통을 강화하고 국정운영 평가를 통해 정책 수립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전년 대비 26억5000만원(68.5%)이 늘어난 65억1800만원이 편성됐다. ▷국정평가 및 성과 콘텐츠 제작비 6억6400만원 ▷영상제작 기자재비 5억5700만원 ▷여론조사 경비 17억9400만원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영상제작 기자재 비용은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 등 방송설비 구축에 들어갈 돈이다.

정보화추진 사업은 전년 대비 14억6500만원(31.6%) 늘어난 60억9000만원이 편성돼 증액 비율이 국정평가관리 사업 다음으로 높다. 구체적으로는 ▷기록관리시스템 정보화 전략계획 수립비 2억1200만원 ▷국민소통 플랫폼 인프라 구축 운영비 4억1000만원 ▷기록물관리시스템 유지보수비 4000만원 등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인 지난 5월 청와대는 노무현 정부 전자업무관리 시스템인 ‘이지원’(e-知園)을 참고해 새로운 전자보고 및 정보공유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부현 정부만큼 문재인 정부 청와대도 기록물 전산화에 정책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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