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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감독도 합류! '저스티스 리그' 전모 파헤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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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저스티스 리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저스티스 리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매거진M] “그는 굶주렸고, 우릴 찾아냈어. 그가 오고 있다! 땡, 땡, 땡, 땡-.”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2016, 잭 스나이더 감독, 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미치광이 CEO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의 예고는 악에 받친 헛소리가 아니었다. DC의 두 대표 히어로가 격돌한 이 영화에서 괴수 둠스데이에게 슈퍼맨(헨리 카빌)을 잃은 지구는 악당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한다.

우주 최악의 존재 다크사이드의 충복 스테픈울프(시아란 힌즈)가 외계 군대를 이끌고 침공하자, 배트맨(벤 애플렉)은 더 이상 혼자 싸울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는 원더 우먼(갤 가돗)에게 도움을 청해 다른 메타 휴먼들을 찾아 나선다. 배트맨과 원더 우먼,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 사이보그(레이 피셔), 플래시(에즈라 밀러)가 뭉친 사상 초유의 히어로 팀 저스티스 리그가 자신들의 이름을 딴 DCEU(DC 확장 유니버스)의 다섯 번째 영화(원제 Justice League, 11월 15일 개봉, 잭 스나이더 감독)에 출격하게 된 전모다.

『브레이브 앤드 볼드 #28』

『브레이브 앤드 볼드 #28』

DC 수퍼 히어로 완전체 ‘저스티스 리그 오브 아메리카’는 1960년 코믹스 『브레이브 앤드 볼드 #28』에서 처음 등장했다. 원조 창립 멤버는 슈퍼맨과 배트맨, 원더 우먼, 아쿠아맨, 그리고 플래시였다. 사이보그는 2011년 DC가 전체 코믹스 세계관을 재정비한 『뉴 52』에서 창립 멤버로 재설정됐다.

이미 솔로 영화와 TV 시리즈로 사랑받고 있던 이들이 한 스크린에서 모험에 나선다면?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말마따나 “그 단순한 컨셉트만으로 가슴 뛰는 아이템”을 할리우드가 가만 놔뒀을 리 없다. 워너브러더스는 2007년 조지 밀러 감독과 프로젝트에 착수했고(밀러 감독이 ‘매드맥스:분노의 도로’(2015)에 앞서 준비하던 작품이 ‘저스티스 리그:모탈’이었다!) 캐스팅까지 마쳤다. 귀띔하자면, 배트맨 역에 아미 해머, 슈퍼맨은 D J 코트로나, 원더 우먼은 훗날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에 출연한 메건 게일, 탈리아 알 굴에 테레사 팔머가 내정돼 있었다. 배우가 코스튬 차림으로 찍은 스틸 몇 컷과 컨셉 아트까지 공개됐다. 그러나 시나리오 작가 파업과 세금 등의 문제로 영화는 촬영 직전 무산되고 말았다. 그리고 밀러 감독은 2010년 이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저스티스 리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저스티스 리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근육질 전사의 인해전술 액션 ‘300’(2006)으로 급부상한 잭 스나이더 감독은 그 무렵 ‘왓치맨’(2009)으로 다크한 안티 히어로 세계관 연출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증명했다. 그에게 슈퍼맨 리부트영화 ‘맨 오브 스틸’(2013) 연출을 맡긴 워너브러더스는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2012~)에 대항할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의 운명까지 완전히 그의 손에 쥐여준다.

그러나 ‘맨 오브 스틸’부터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수퍼 악당 액션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까지 내리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터. 그나마 흥행은 섭섭지 않게 한 북미에서조차 평점은 테러 수준이었다(영화 출시 순서대로 로튼토마토 평단 신선도 55%·27%·26%).

패티 젠킨스 감독이 연출한 ‘원더 우먼’(5월 31일 개봉)이 역대 DCEU 최고 흥행(전 세계 8억 달러·약 9161억원)과 호평(로튼토마토 평단 신선도 92%)을 달성하며 원조 코믹스 명가 DC의 자존심을 다소 회복했지만, ‘저스티스 리그’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스나이더 감독과 프로듀서인 아내 데보라 스나이더가 제작 막바지에 들어서던 올해 3월 딸의 자살로 인한 충격으로 5월 영화에서 하차하고, 구원 투수로 나선 조스 웨던 감독이 영화를 마무리한 것도 팬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웨던 감독은 ‘배트걸’의 메가폰을 잡게 되며 DC로 옮겨 와, ‘저스티스 리그’의 각본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스타일이 전혀 다른 마블 히어로영화 ‘어벤져스’ 1·2편(2012~2015)을 연출한 그가 “스나이더 감독 같은 스타일로 촬영했다” 한들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 일례로, 그는 ‘맨 오브 스틸’ ‘배트맨 대 슈퍼맨’에 이어 ‘저스티스 리그’의 음악을 맡았던 작곡가 정키 XL을 해고하고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을 함께한 대니 엘프먼으로 ‘저스티스 리그’의 음악감독을 교체했다.

'저스티스 리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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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리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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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리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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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된 예고편 반응은 일단 폭발적이다(한국에선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 화면이 브루스 웨인(배트맨의 본명)의 등장 장면에 스치듯 포착되며 더 화제가 됐다).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그 정체가 잠깐 드러났던 플래시와 사이보그, 아쿠아맨의 새로운 위력에 이목이 집중됐다.

배트맨의 군용 전차 ‘배트 모빌’과 초대형 하이브리드 비행선 ‘플라잉 폭스’의 위용은 더 막강해졌다. 슈퍼맨이 실의에 빠진 연인 로이스 레인 앞에 어떤 식으로든 등장하리라는 사실도 호기심에 불을 지폈다. 남은 과제는 그간 DCEU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시나리오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관객들을 이 올스타 팀의 여정에 가담시킬 것인가다.

'저스티스 리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저스티스 리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조커의 연인 할리퀸(마고 로비)의 솔로 영화 ‘고담 시티 사이렌스’(데이비드 에이어 감독)부터 지난 10월 크랭크업한 ‘아쿠아맨’(제임스 완 감독), ‘원더 우먼’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편, 플래시와 사이보그, 그리고 고담시의 저격수 데드샷(윌 스미스)의 솔로 영화까지 DCEU 신작 라인업은 2020년까지 꽉 차있다. 이 중 세 편은 VR 버전이 제작될 예정. ‘저스티스 리그’는 이 실험적인 행보에 힘을 싣는 흥행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을까.

참고로, ‘저스티스 리그’는 스나이더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35㎜ 필름으로 촬영됐다. 다만, 주로 2.39:1의 화면 비율을 선호했던 그는 이번만큼은 와이드스크린 비율(1.85:1)을 택했다. 더 장대한 액션 신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을까. 11월 15일 극장가에서 직접 확인하시라.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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