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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가위 기술로 인간 배아 교정한다는데…

중앙일보

입력 2017.11.09 15:38

업데이트 2017.11.09 16:25

유전체교정연구단 연구원들이 지난달 31일 유전자가위 실험을 하고 있다. 이유진 인턴기자

유전체교정연구단 연구원들이 지난달 31일 유전자가위 실험을 하고 있다. 이유진 인턴기자

 아기가 태어나기 전 장애 사실을 알게 된 부모가 유전자를 편집해 이를 방지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이제는 현실이 됐다. 비법은 바로 유전자가위 기술이다. 유전자가위는 세포 속 유전자 중 일부를 골라내 새로운 유전자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하면 DNA라는 ‘지퍼’가 고장 났을 때 이빨이 나간 부위에서 특정 유전자만 잘라내고 새로운 지퍼 조각으로 갈아 끼우는 유전자 편집(editing), 즉 ‘짜깁기’ 기술인 것이다. 매년 노벨상 후보로 꼽히는 이 기술은 유전질환·정신질환·암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다. 우리나라도 올해 4월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교정연구단장의 주도하에 세계 최초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인간세포 유전자 교정에 성공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서울대.
유전자가위 연구·개발의 선구자인 김 단장을 직접 찾아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은행잎으로 노랗게 물든 교정을 따라 정문에서 약 300여m 걸어 그의 연구실이 위치한 503동에 다다랐다. 수많은 연구소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 유전체교정연구단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그의 책상 위에는 ‘네이처’, ‘MIT 테크놀로지 리뷰’ 등 유명 과학저널들이 눈에 띄었다. 김 단장은 유전자가위를 “일자리를 창출해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을 개선해주고, 아픈 사람을 낫게 하여 생명을 구하는 기술”로 소개했다. 또한 그는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사농공상(士農工商)’ 문화가 남아있어 유전자가위의 연구·개발에 제약을 받는 부분이 많다”며 “미국의 경우는 과학기술계가 직접 발의를 해 예산을 편성 받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환영 논설위원이 진행한 김 단장과의 인터뷰를 마친 뒤 105동 유전공학연구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연구소 4층에 위치한 유전체교정연구실에선 예상과 달리 번쩍이는 장비나 거창한 실험설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적막함만 감돌았다. 연구원들은 “유전체를 변형하기 위해 끊임없이 세포를 추출, 변형하는 반복적인 실험을 하기 때문에 가시적으로 거창한 실험은 없다”고 전했다. 너무 단순하고 반복된 실험만 하는 것은 아니냐고 물었더니 김 단장은 “그 단순하고 반복된 것이 쌓여서 노벨상을 받는 거 아니겠나”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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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전자가위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생명 윤리에 대한 논쟁도 거세지고 있다. 기술의 대상이 식물과 동물을 넘어 인간으로 확산되면서다. ‘인간 배아에 유전자 가위를 들이댈 수 있느냐’가 논쟁의 핵심이다. 유전자가위의 배아 적용을 반대하는 측에선 장기적인 위험과 부작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반기를 들고 있다. 이에 김 단장은 “유전자가위의 배아 적용을 금지하는 것이 더욱 문제”라며 “고장난 유전자를 건강한 유전자로 바꾸는 연구와 맞춤형 아기 연구는 엄격하게 구분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생명윤리법은 난치병과 희귀질환에 대한 연구만을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지난 10월 국민의 당 신용현 의원은 질병의 종류와 관계없이 유전자 치료를 가능하게 한 법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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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블로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연구가 될 수 있지만 크리스퍼의 유전자 가위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불안감과 불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크리스퍼 가위가 DNA정보를 잘못 인식하여 자르면 안 될 부분을 잘랐을 경우, 돌연변이가 일어나서 세포는 죽거나 변형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잘못 자르거나 특정부분을 자르는 과정 중에 세포 분열이 일어날 수 있고 질병 유발을 할 수 있습니다. (중략) 마지막으로, 경제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 다음 세대에서는 불평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은 크리스퍼 기술을 사용해 성격과 외모를 바꿀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은 이런 혜택이 없어 그들보다 뛰어난 사람들과 경쟁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ID '이가은'

#네이버

생명윤리법이 발목을 잡고 있다면 그걸 풀어줘야 한다~ 다른 나라들은 규제가 허술한 게 아니고 의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준 거 아닌가. 우리도 규제를 풀어야한다면 시급히 규제를 풀어줘야 기술이 진전하든지 발전할 것 아닌가. 알지도 못하는 관계 공무원들이 한국 의료기술의 앞길을 막고 있다는 얘기~ (중략) 한국 의료기술의 앞날을 막고 있는 적폐를 청산토록~“

 ID 'hjh3****'

#다음아고라

“크리스퍼 가위는 3세대 세포 치료제 혹은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가장 핵심적인 기술입니다. 셀트리온의 미래 가치를 위하여 크리스퍼 가위와 관련된 독자적인 기술을 반드시 확보하기를 바라네요. 유전자 편집(Genome Editing) 기술, 즉 유전자를 마음대로 자를 수 있는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여 유전자의 잘못된 부분을 잘라 제거함으로써 수술이나 약물치료가 불가능한 질환들을 고칠 수 있습니다.”

 ID '코람데오77‘

정리: 이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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