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년前 인연인가···트럼프 국빈만찬에 전도연 온 까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과 배우 전도연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6월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영화 '밀양'으로 전씨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자 노 전 대통령은 이창동 감독, 전씨, 배우 송강호씨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사진에는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도 보인다. [사진 노무현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배우 전도연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6월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영화 '밀양'으로 전씨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자 노 전 대통령은 이창동 감독, 전씨, 배우 송강호씨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사진에는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도 보인다. [사진 노무현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지난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 만찬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다양한 분야의 인물이 모였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띈 인물은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배우 전도연씨다.

전씨는 2007년 칸 영화제에서 영화 ‘밀양’으로 한국인 최초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프랑스에서 문화예술 공로 훈장을 받았다.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다.

영화 속의 배우 전도연 [중앙포토]

영화 속의 배우 전도연 [중앙포토]

그런 전씨가 미국 대통령으로선 25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는 자리에 온 이유는 뭘까. 단순히 유명 배우이기 때문은 아니란 얘기가 나온다.

전씨는 10년 전에도 청와대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때다. 전씨가 ‘밀양’으로 상을 받은 뒤인 2007년 6월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축하하기 위해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일요일에 서울 명동의 극장을 직접 찾아 ‘밀양’을 관람했다. 부인 권양숙 여사와 당시 청와대의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백종천 안보실장, 변양균 정책실장 등이 동행했다. 노 전 대통령은 영화를 본 뒤 “좋은 영화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배우들은 “뉴스를 통해 대통령이 우리 영화를 본 사실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종의 깜짝 관람이었던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직접 영화를 본 뒤 영화의 주역을 청와대로 초청했고, 그 자리에는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 대통령도 있었다. 당시 자리를 기념하기 위해 청와대 본관 계단에서 찍은 사진에는 문 대통령과 전씨, ‘밀양’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 남자 주인공이었던 배우 송강호씨의 모습이 담겨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은 전씨와 함께 10년 만에 청와대 행사장을 찾았다. ‘박하사탕’ 등 한국 사회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를 다수 연출한 이씨는 노무현 정부 내각의 일원으로 충직한 장관의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만큼 반대 진영에선 비판도 많이 받았다.

그런 그가 장관의 옷을 벗고 영화계로 돌아가 다시 메가폰을 잡은 첫 영화가 ‘밀양’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 초청 국빈만찬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 초청 국빈만찬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10년 전 당시 참석자였던 송강호씨도 문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지난 8월 13일 문 대통령은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당시 영화관에 있던 문 대통령의 왼쪽에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송씨가 앉았다. 5ㆍ18 당시 현장을 취재해 서방세계에 실상을 알린 독일 언론인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드 여사, 장훈 감독 등도 함께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13일 오전 서울 용산의 한 영화관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하고 있다. 왼쪽은 영화 속 실제 주인공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씨, 오른쪽은 택시운전사 김사복을 연기한 배우 송강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13일 오전 서울 용산의 한 영화관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하고 있다. 왼쪽은 영화 속 실제 주인공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씨, 오른쪽은 택시운전사 김사복을 연기한 배우 송강호.[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는 청와대 국빈 만찬에는 모델 한혜진씨도 참석했다. 한씨는 뉴욕, 밀라노, 파리 등 세계 주요 패션 도시에서 샤넬, 구찌, 페라가모, 루이비통 등 다양한 명품 패션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했다.

그런 톱모델을 만찬에 초청한 건 같은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멜라니아 여사는 평소 구찌 브랜드를 좋아하는데, 한씨가 구찌 모델로 활동한 경험도 있다. 방한 기간 동안 멜라니아 여사가 입은 화려한 의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