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맞춤형’ 기업인 만찬 총출동…하마터면 못왔을 조양호 회장

중앙일보

입력 2017.11.07 15:46

업데이트 2017.11.07 16: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7일 청와대 국빈 만찬에는 한ㆍ미 양국의 주요 인사 120여명이 참석한다.

내외빈을 맞이하는 연회장으로 쓰이는 청와대 영빈관에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앉은 헤드테이블과 한ㆍ미 양국 인사가 어우러져 앉은 11개 테이블이 놓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통 기수단 사이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통 기수단 사이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측에선 미국과 교류가 많은 기업인이 상당수 초대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을 고려한 맞춤형 참석자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기업 총수로서 역대 청와대 행사에도 자주 참석했던 조 회장은 최근에는 한ㆍ미 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했다.

한진그룹은 지난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중심가에 ‘윌셔 그랜드 센터(The Wilshire Grand Center) ’를 열었다. 지상 15층 규모의 건물을 1989년 한진이 현지 법인이 인수한 뒤 2009년 최첨단 호텔ㆍ오피스 건물로 바꾸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후 8년간 약 10억 달러(약 1조1100억원)를 투입해 건물을 새로 꾸몄다. 이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1만1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LA는 8000만 달러(약 890억원)의 세수를 거둬들일 수 있었다. 모든 경제 정책에서 미국 내 일자리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한진그룹이 고마운 기업인 셈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윌셔 그랜드 센터는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윌셔 그랜드 센터는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연합뉴스]

조 회장은 자칫 이날 만찬에 참석하지 못할 뻔 했다. 서울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 비용 중 30억원을 영종도 H2호텔(현 그랜드하얏트인천) 공사비용으로 돌려 쓴 배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서다. 경찰은 검찰에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지난달 16일과 지난 3일 두 차례 모두 반려했다. 만일 조 회장이 구속됐을 경우 만찬 참석은 당연히 불가능했다.

방위산업을 주력 업종으로 삼고 있는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도 이날 행사에 참석한다.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방위산업전시회 ‘AUSA 2017’에는 K-9 자주포, 단거리 30㎜ 포 ‘비호’, 대공 유도 무기체계 ‘비호복합’ 등 한화그룹 계열사가 만든 한국산 무기가 전시됐다. 록히드마틴ㆍ제너럴다이내믹스ㆍ에어버스 등 전 세계 600여개 방산업체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지상군 무기 전시회에 한화가 한국 방산업체 최초로 참가한 것이다. ‘자주국방’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방산 분야에서 경제적으로 성과를 내려면 한화그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은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 재단 회장과도 친분이 있다. 퓰너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인수위원으로도 활동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다. 대선 당일이던 지난 5월 9일 김 회장과 만난 퓰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관계 개선에 힘을 쏟고 있고, 한·미 관계를 매우 중요시 여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미국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지난달 1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제29차 한미재계회의'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제임스 파드리 미 상의 아시아 부회장, 제레미 배쉬 비콘 글로벌 전략 대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 상의 수석부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안호영 전 주미대사,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미국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지난달 1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제29차 한미재계회의'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제임스 파드리 미 상의 아시아 부회장, 제레미 배쉬 비콘 글로벌 전략 대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 상의 수석부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안호영 전 주미대사,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연합뉴스]

글로벌 첨단 탄약 기업을 꿈꾸고는 있는 풍산그룹의 류진 회장도 이날 청와대를 찾았다. 미국 조야와 긴밀히 교류해온 류 회장은 지난 5월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전 주미대사)이 이끄는 미국 특사단으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첫 한ㆍ미 정상회담을 위해 문 대통령이 지난 6월 워싱턴에 방문했을 당시 열렸던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만찬 때 류 회장은 문 대통령과 같은 앞줄에 마이클 멀린 전 미 합참의장과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 사이에 앉기도 했다.

박용만 대한상의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효림그룹 회장) 등 경제인도 이날 행사에 참석한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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