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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

중앙일보

입력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3. 1970년 전사산업의 메카로 호황을 누렸던 세운상가는 이후 쇠락을 길을 걷다가, 2015년 서울시의 '다시 세운'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9월 18일 재개장했다.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 참가자들은 신성덕 문화해설사와 함께 바뀐 세운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3. 1970년 전사산업의 메카로 호황을 누렸던 세운상가는 이후 쇠락을 길을 걷다가, 2015년 서울시의 '다시 세운'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9월 18일 재개장했다.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 참가자들은 신성덕 문화해설사와 함께 바뀐 세운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3D프린터, 동력, 전자회로... 내게 필요한 기술 더 자세히 알아보자

지난 10월 28일 오전 9시 30분, 세운상가 3층 ‘SE: 클라우드’에 학생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의 첫 번째 오프라인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죠. 학생들이 모인 세운상가는 1970년대 전자산업의 메카로 호황을 누렸던 곳입니다. 이후 점차 쇠락의 길을 걷다가, 2015년 서울시의 ‘다시 세운’이라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9월 18일에 재개장했죠.

재개장한 세운상가에는 ‘세운 메이커스 큐브’가 새롭게 조성됐어요. 로봇이나 스마트 의료기기, 3D프린터 등 ‘메이커’라고 부를만한 젊은 벤처기업들이 17개 입주해 있죠. 세운에 입주한 젊은 메이커들은 시민을 위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인 '세운 메이커스 캠퍼스'를 곧 운영한다고 해요. 3D 프린팅은 물론이고 로봇과 VR, 드론 같은 첨단기술을 통해 뭐든지 만들면서 놀 기회를 일반인들에게도 제공한다는 계획이죠. 메이커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눈으로 확인하고, 원하면 참여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다시 세운'의 특징이죠.

사실 메이커스 큐브에 입주한 기업들만 '메이커'는 아니에요. 세운상가에는 19070년대부터 일해오던 분들의 가게도 아직 존재하는데, 이분들도 사실은 ‘메이커’입니다. 호황을 이루던 당시 세운상가는 “미사일과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전기와 전자, 기계금속 같은 제조 산업의 중심지였죠. 결국 ‘다시 세운’은 70년대를 주름 잡은 메이커들과 2017년 현재의 메이커들이 모인 장소인 셈이에요. 이곳에서 4차 산업혁명의 장본인이 될 영메이커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모인 겁니다.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3. 소년중앙과 함께 영메이커 프로젝트를 운영하는메이커실천교육 멘토들이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3. 소년중앙과 함께 영메이커 프로젝트를 운영하는메이커실천교육 멘토들이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연령도 다양한 80여명의 학생이 모이자 드디어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이날 학생들이 받은 임무는 ‘내게 필요한 기술을 더 자세히 알아보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각자 무엇을 만들지 이미 아이디어 계획을 마친 상태죠. 이 계획을 토대로 자신의 작업에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기술을 고르고 배우게 됩니다. 제시된 기술의 주제는 총 4가지입니다. ‘3D프린터’ ‘물리 원리와 동력’ ‘아두이노’ 그리고 ‘전기‧전자회로’입니다.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에 참여한 학생들이 눈을 반짝이며 수업을 듣고 있다.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에 참여한 학생들이 눈을 반짝이며 수업을 듣고 있다.

4개 주제에 맞게 나눠진 조별활동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지선 숙명여대 시각 영상디자인학과 교수가 이번 활동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영메이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12주 동안 매주 3시간 이상 스스로 작업한 과정을 홈페이지(www.youngmaker.or.kr)에 올리기로 했죠? 자신의 작업 과정에 대한 내용을 왜 매번 홈페이지에 올려야 하는지, 그 의미를 아는 사람 말해볼까요?”

“과정을 검사하려고?” 땡, 틀렸습니다. “무슨 재료를 써야 하는지 보기 위해?” 역시 땡입니다. “내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과도 공유하기 위해서요!”  “과정을 기록하기 위해서요.” 슬슬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답이 나오네요. “숙제검사 같은 건 없어요. 재료 찾기? 여러분의 일이지 선생님이 찾아주지 않아요. 여러분이 뭔가를 만들 때 다른 사람의 작업을 검색해보고 참고하죠? 마찬가지예요. 나의 작업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작업을 꼼꼼히 기록하자는 거예요.” 이게 바로 메이커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이 교수는 “성별‧연령‧빈부 격차 같은 차별의 요소가 없으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모두가 함께 변할 수 있는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메이커 교육”이라고 설명했죠.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3. 지난달 28일, 세운상가 일대에서 열린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한 학생들이 메이커교육실천의 강석봉(유엔디 대표) 멘토에게 물리와 동력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3. 지난달 28일, 세운상가 일대에서 열린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한 학생들이 메이커교육실천의 강석봉(유엔디 대표) 멘토에게 물리와 동력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자 이제 학생들은 각 주제에 맞는 기술 설명을 들으러 조별활동을 시작합니다. 가장 사람이 많은 조는 ‘물리원리와 동력’을 택한 B조입니다. 아무래도 동력을 이용해 움직이는 ‘무엇’을 만드는 일이 많은 학생의 호기심을 자극했나 봅니다. B조의 강석봉 멘토는 특수운반 장비를 제작하고 설계하는 전문업체 유앤디의 대표입니다. 커다란 함선을 만드는 조선공학을 전공했고 천안함 만드는 작업에도 참여한 전문가죠. 그는 학생들에게 “만들려고 하는 물건의 구조나 도구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선 생각의 범위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보통 ‘동력’하면 바로 모터를 떠올리지만, 사실 사람의 힘도 동력이에요. 해바라기 꽃이 태양을 따라 돌아가는 것도 동력이죠. 또 ‘메이커’라고 해서 꼭 아두이노를 쓰고 3D프린터를 써야 하는 것도 아니에요. 먼저 상상의 범위를 넓힌 다음 거기에 나만의 생각을 더 해보세요.”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3. 자원 봉사로 3D프린터 교육을 맡은 아나츠 이동엽 대표가 교육을 끝낸 후,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 3 참가학생들을 작업실로 초대했다. 참가자들은 3D프린터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보면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3. 자원 봉사로 3D프린터 교육을 맡은 아나츠 이동엽 대표가 교육을 끝낸 후,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 3 참가학생들을 작업실로 초대했다. 참가자들은 3D프린터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보면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3D프린터에 대해 알아보는 수업도 한창입니다. 3D프린터를 설계‧제작하는 아나츠 이동엽 대표가 직접 수업을 맡았어요. 이 대표는 학생들이 3D프린터의 속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진 자료를 줬습니다. 학생들은 사진을 통해 3D프린터로 인쇄한 물건에는 특유의 결이 생긴다는 것부터 사물의 끝이 뜨는 현상이 생긴다는 것, 말랑한 소재를 사용해 만들 수도 있다는 것까지 다양하고 실속 있는 정보를 배워갑니다.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3. 신성덕 문화해설사와 세운큐브를 돌아보고 있는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 학생들. 큐브에는 VR 촬영용 드론을 제작하고 촬영하는 보리, 생활용 로봇을 제작하고 서큘러스 등 다양한 실험을 하는 메이커들이 모여있다.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3. 신성덕 문화해설사와 세운큐브를 돌아보고 있는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 학생들. 큐브에는 VR 촬영용 드론을 제작하고 촬영하는 보리, 생활용 로봇을 제작하고 서큘러스 등 다양한 실험을 하는 메이커들이 모여있다.

학생들의 눈이 반짝거린 또 다른 수업은 ‘세운상가 일대 재료투어’입니다. 문화해설사와 함께 세운의 역사를 살펴본 후 시작된 수업이죠. 메타기획 컨설팅 세운랩 책임연구원인 박주용 박사는 세운상가 일대 지도를 그려놓고, 어디서 어떤 재료를 취급하는지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이곳 일대에는 3000종류가 넘는 접착제를 파는 곳부터 굵기가 다양한 전선을 파는 가게, 손을 다치게 할 정도로 강력한 자석을 파는 곳, 아크릴을 커팅해주는 가게와 과학실험기구를 제작하는 곳까지 있어요." 전혀 몰랐던 신세계가 열린 듯 학생들은 열심히 귀를 기울입니다.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3.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 참가자들은 신성덕 문화해설사와 함께 바뀐 세운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신성덕 문화해설사를 따라 세운상가 옥상에 올라온 학생들의 모습.

[소년중앙] 스스로 만들기. 영메이커 프로젝트 3.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3 참가자들은 신성덕 문화해설사와 함께 바뀐 세운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신성덕 문화해설사를 따라 세운상가 옥상에 올라온 학생들의 모습.

1970년 전사산업의 메카로 호황을 누렸던 세운상가는 이후 쇠락을 길을 걷다가, 2015년 서울시의 '다시 세운'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9월 18일 재개장했다.

1970년 전사산업의 메카로 호황을 누렸던 세운상가는 이후 쇠락을 길을 걷다가, 2015년 서울시의 '다시 세운'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9월 18일 재개장했다.

오후 1시. 빡빡했던 일정이 마무리됐는데도 학생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지금의 기회가 학생들에겐 설레게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영메이커 활동이 처음이라는, 소양초 6학년의 김민정‧방은채‧이수인 학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강의 듣는 건 좀 힘들었지만, 활동은 재미있을 거 같아요! 여러 친구랑 함께하니까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거 같고요. 센서에 반응하는 휴대폰 케이스를 만들 생각인데, 좀 더 자세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아요.”

시즌2에 이어 시즌3에 연속 참여한 박선국(경기 김포고 2)학생의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선국 학생은 “생각이 전보다 더 구체적이 된 점이 좋은 것 같다”며 “이번엔 같은 학교 친구들이랑 참여했어요. 저희는 망치 뒤에 엔진을 달아보려고 해요. 더 큰 힘을 내거나, 작은 힘으로 큰 힘을 휘두를 수 있는 망치를 만들어보려고 계획 중”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임익순 (오픈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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