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라톤의 ‘간판’ 심종섭(26·한국전력)이 2017 중앙서울마라톤 국내 남자 엘리트 부문 1위에 올랐다. 심종섭은 2시간15분43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소속팀 동료 신현수(2시간16분31초)를 제쳤다. 국제 부문까지 합치면 심종섭이 9위, 신현수가 10위다.
2시간15분43초 한국 선수 중 1위 #올림픽서 컨디션 난조로 하위권 #잇단 부상에 준비 짧았지만 선전 #2시간10분 이내 진입 희망 보여 #내년 아시안게임서 명예회복 별러
심종섭은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 큰 실패를 맛봤다. 2시간10분 이내 기록을 목표로 했지만,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서 2시간42분42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체 참가선수 155명(완주자 140명) 중 138위에 그쳤다. 개인 최고 기록(2시간13분28초)에는 무려 29분이나 뒤졌다. 올림픽에 참가하려고 캄보디아에 귀화했던 일본 코미디언 다키자키 구니아키(2시간45분44초)와 큰 차이가 없는 기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심종섭은 심기일전했지만 잇단 부상으로 경기력을 크게 끌어올리진 못했다. 심종섭은 “지난 4월 군산 마라톤을 앞두고 몸을 잘 만들었지만, 근육 부상으로 레이스 도중 기권했다”며 “재활에 전념하느라 9월부터 중앙마라톤을 준비했다. 기록이 맘에 들진 않지만 준비 기간이 짧았던 걸 고려하면 아쉬움보다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심종섭은 내년 자카르타-팔렘방(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서 명예회복을 벼른다. 2시간 10분 이내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게 목표다. 김재룡(51) 한국전력 마라톤팀 감독은 “리우올림픽에선 부진했지만 국내에서 지구력 만큼은 (심)종섭이를 따라갈 선수가 없다”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위기에 빠진 한국 마라톤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