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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색 겸비 보좌관, 잠시 뒤 호텔로”…이방카에 열광하는 日 미디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일 일본을 방문한 이방카 트럼프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날 밤 먹은 가이세키요리 관련 포스트를 올렸다. 기모노를 입은 요정 직원들이 이방카에게 음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2일 일본을 방문한 이방카 트럼프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날 밤 먹은 가이세키요리 관련 포스트를 올렸다. 기모노를 입은 요정 직원들이 이방카에게 음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이방카 씨, 요리는 어땠습니까?” 

원더풀~. 땡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자 보좌관인 이방카 트럼프가 2일 저녁 도쿄 아카사카(赤坂)의 요정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기자들이 기다렸다는 듯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순방에 앞서 방일한 이방카에 대한 일본 매스컴의 취재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영방송사들은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이방카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으며 생중계하다시피 하고 있다. 공항 옥상에 대기 중이던 기자가 비행기 착륙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건 예사다.
이날 오후 5시쯤 이방카가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모델 출신인 이방카의 패션에 일제히 관심이 쏟아졌다.
후지TV 계열 뉴스 네트워크인 FNN은 “재색(才色)을 겸비한 대통령 보좌관이 아버지보다 한 발 일찍 방일했다”며 “물빛 ‘스텐칼라 코트’에 검은색 바지와 토트백 차림에 얼굴엔 조금 큰 선글라스를 쓰는 등 기품 있는 옷차림을 했다”고 자세히 소개했다.

I2일 이방카 트럼프가 일본 나리타공항 입국장에 들어오며 취재진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I2일 이방카 트럼프가 일본 나리타공항 입국장에 들어오며 취재진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이방카가 머물게 될 데이코쿠호텔 앞에는 이미 보도진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FNN은 “오후 6시 55분 현재 이방카가 숙소에 도착하지 않았다”면서 “경찰 차량이 점점 늘어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일본 입국장면부터 일거수일투족 릴레이 중계 #패션에서부터 먹는 음식, 발언 등 전부 화제 #3일 밤엔 아베 신조 총리와 프랑스요리 만찬 #日 일부 매체 "방한 취소해 한국 실망할 듯" #

오후 7시를 넘겨 호텔 앞에 이방카가 탄 차량이 등장하자 취재진은 다시 이방카의 동선을 쫓기 시작했다. 다음 행선지는 늦은 저녁 식사가 예정된 아카사카의 요정이었다. 이날 이방카가 들른 요정이 어떤 곳인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도 일본 언론들은 자세히 중계했다.

FNN에 따르면 이 요정은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 겸 재무상 등 여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출입하는 이른바 ‘요정정치’의 무대로 알려진 최고급 음식점이다. 이곳에서 이방카는 전통 일본식 정식인 가이세키(懐石)요리를 즐겼다. 기모노를 입은 점원으로부터 음식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 등 이방카가 음식점 안에서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도 언론에서 화제가 됐다.

3일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일본 정부가 주최하는 '국제여성회의 WAW!'에 연사로 참석한 이방카 트럼프를 환대하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3일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일본 정부가 주최하는 '국제여성회의 WAW!'에 연사로 참석한 이방카 트럼프를 환대하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이방카의 방일 목적은 일본 정부가 주최해 3일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여성회의 WAW!’ 참석이었다.
개막 연사로 나선 이방카는 연단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환대를 받았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뢰하는 보좌관”이라고 직접 소개했고, 이방카는 “아베 총리의 비전과 훌륭한 대책 덕분에 일본 여성들의 취업률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화답했다. 연예스포츠지인 닛칸스포츠 등에 따르면 이방카는 이날 아베 총리와 도쿄의 고급 프랑스 요리점에서 만찬도 할 예정이다.
이방카에 대한 일본 언론의 관심은 방일 전부터 가열되기 시작했다. 주류 언론인 아사히신문은 1일자에서 이방카가 방일하면 경호를 맡을 여성 경호원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문은 “경시청이 처음으로 여성 기동대원 등 십수 명의 ‘여성 경계부대’를 편성해 경호관(SP)과 함께 이방카를 밀착 마크할 예정”이라면서 여성 경호원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상세히 전했다.

이처럼 일본 특유의 극진한 접대 방식인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가 이방카의 일정을 꽉 채우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선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방카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외교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국제정치학자인 나카야마 토시히로(中山俊宏) 게이오대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이방카 환대는) 당연한 일"이라면서 “미국에선 이방카가 외교 안건에 전면적으로 나서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오지만, 일본에선 그러한 목소리가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초 이방카는 일본에서 5일 방일하는 트럼프와 함께 아시아순방을 함께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내 세제 개편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4일 귀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일부 일본 매체는 “이방카가 방한하지 않게 되자 한국이 매우 실망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김상진 기자 k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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