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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돔 대신 랩·비닐봉지 쓰는 청소년들? 검색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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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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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돔을 못 구해서 랩으로 했는데 임신 가능성이 있을까요?”

생리대를 구매할 돈이 없어 신발 깔창으로 대신한다는 ‘깔창 생리대’ 사연이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듯 청소년들이 ‘비닐봉지 콘돔’을 사용했다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와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 네이버 화면 캡처]

[사진 네이버 화면 캡처]

[사진 네이버 화면 캡처]

[사진 네이버 화면 캡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콘돔이 없어서 랩을 사용했다” “비닐봉지를 써서 성관계했는데 아랫배가 붓고 소화가 잘 안 된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2013~2015년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률은 5.3%로 성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성관계를 시작한 평균 연령은 13세였다. 이는 2005년부터 해온 조사 결과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러나 피임 실천율은 낮았다.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피임 실천율은 2015년 48.7%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청소년들이 콘돔을 구입하지 못하는 데에는 깔창 생리대와는 다르게 돈이 아니라 ‘사회적 시선’이 원인으로 보인다.

청소년보호법상 일반형 콘돔은 성인용품이 아니기 때문에 청소년도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자들이 청소년도 콘돔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신분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판매하더라도 ‘청소년이 무슨 불장난이냐’는 안 좋은 시선을 견뎌야 한다.

때문에 온라인으로 콘돔을 구매하려고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성인 인증을 하기 전 '콘돔 구매'를 검색했을 때 화면. 기사만 볼 수 있다. [사진 네이버 화면 캡처]

성인 인증을 하기 전 '콘돔 구매'를 검색했을 때 화면. 기사만 볼 수 있다. [사진 네이버 화면 캡처]

성인 인증 후 '콘돔 구매'를 검색했을 때 화면. 콘돔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가 나타난다. [사진 네이버 화면 캡처]

성인 인증 후 '콘돔 구매'를 검색했을 때 화면. 콘돔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가 나타난다. [사진 네이버 화면 캡처]

포털사이트를 통해 콘돔 구매 사이트를 들어가려면 성인 인증을 해야 한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콘돔 구매’를 검색하자 기사만 볼 수 있었다. 성인 인증 후에야 비로소 사이트 주소가 나타났다. G마켓, 11번가 등 대형 인터넷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이는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위원회에서 청소년에게 요철식 특수콘돔(돌출형 콘돔), 약물 주입 콘돔(사전지연형 콘돔) 등 특수콘돔을 판매할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콘돔 판매 사이트는 일반형 콘돔과 특수콘돔을 함께 판매하는데, 청소년만 분류해 특수콘돔을 살 수 없도록 하기 쉽지 않으니 일괄적으로 접근을 막은 것이다. 한 콘돔 판매업체 관계자는 “일단 걸려서 벌금 내는 것보다는 판매자 입장에서 안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른 나이에 성관계를 가지는 청소년이 늘어나는 현실에 맞춰 성교육 시작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동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외국보다 성 경험이 있는 비율은 아직 낮지만 피임실천율이 낮아 원치 않는 임신이나 성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며 “청소년에게 피임법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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