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신임 두터운 이상훈 기용 …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바뀌나

중앙일보

입력 2017.11.01 01:36

업데이트 2017.11.01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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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권오현 부회장이 맡았던 이사회 의장직은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이 맡는다.

재계 “중요 결정 이사회서 의결”
일각선 “보직 없어 경영 관여 안 해”

이 사장은 삼성전자 내에서 ‘재무통’ ‘살림꾼’ 별명이 있을 정도로 경영 전반을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상무이던 시절부터 가까이서 보좌하면서 두터운 신임을 얻어 ‘JY 맨’으로 분류된다. 그런 이 사장이 이사회 의장에 내정되자 삼성 안팎에서는 이사회 역할에 변화가 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이 사장의 보직 변화에 대해 두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우선 세대교체에 동참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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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인치(人治)가 아닌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는 회사”라며 “모든 보직을 내려놓은 이상 후임 CFO가 전권을 갖고 역할을 하게 되고 이 사장이 경영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장이 의장에 내정되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을 없애면서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이사회가 실질적인 최종 의사결정 기구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험이 풍부하고 가장 믿을 만한 이상훈 사장에게 이사회 의장 역할을 맡긴 것”이라며 “향후 삼성의 중요 결정은 이사회 의결 형식을 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건 맞다”고 말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이 사장이 의장을 맡으면서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가 분리되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한층 가까워진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상훈 사장이 보직이 없는 ‘무임소 사내이사’로서 이사회 의장을 맡았지만, 과거 의장들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새로 임명되는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의 대표가 엔지니어 출신인 ‘테크노 CEO’들이어서 사외이사나 주주와의 관계 등 보드멤버로서는 초보”라며 “경영 전반을 잘 아는 이상훈 사장이 이사회를 안정적, 효율적으로 이끌면서 주요 의사 결정과 신임 CEO들의 안착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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