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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사청문회 저격수 홍종학 과거 이완구에 "재테크 전문가"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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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쪼개기’ 증여에 대해 여권은 "탈세가 아닌 절세"라고 옹호한 가운데 홍 후보자는 의원 시절 박근혜 정부 고위공직자의 절세(節稅) 방식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전문가로 알려진 홍 후보자는 고위공직자 후보들의 청문회에서 재산내역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현오석 자녀 아파트 증여에 " 세무사가 알려주는 절세 방식” 비판 #이완구 강남 잦은 이사에 "최고의 재테크 전문가" #중학생 딸 재산축소신고 추가 의혹도 제기 #野, "초등학생이던 딸이 이자소득세 냈다는 해명 납득 어려워" #

 재산 증여 방식 논란이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산 증여 방식 논란이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후보자는 2013년 3월 13일 열린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현 장관이 장녀에게 서울 반포동 소재 아파트를 증여한 것에 대해 "증여세 포탈이 아니냐"고 따졌다.
홍 후보자는 현 후보자에게 ”부동산 가격 폭등이 국가적인 문제가 되고 있을 때 당시 시세(16억원)보다 낮은 13억원에 (딸에게) 증여했다. (증여는) 종합부동산세를 피하기 위한 것이지요?”라고 물었다. 이에 현 장관은 “당시 유사한 (액수의) 거래가 있다는 것을 참고했다”며 종부세 회피를 위한 증여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홍 후보자는 “그것을 어떻게 알았냐”며 “이게 바로 절세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하면 세무사들이 하는 것”이라고 추궁했다. 이어 “‘왜 증여를 했나’ 생각해보니 역시 종합부동산세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뒤 “만약 증여 당시에 이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이 있다면 증여세를 포탈한 것”이라고 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2013년 3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중앙포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2013년 3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 당시엔 이 후보자의 강남 부동산 취득을 거론하며 “최고의 재테크 전문가”라고 꼬집었다.
홍 후보자는 그에 대해 “1978년 서울 신반포2차 33평 아파트를 사고, 이후 신반포 2차 42평, 신반포 3차 46평으로 옮기고 93년엔 압구정 현대아파트 52평, 2000년에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48평을 구입하고, 2003년엔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52평으로 이사를 갔다”며 “당대 최고의 투기꾼들이 옮겨 다니는 강남의 최고 아파트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5년 2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5년 2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중앙포토]

홍 후보자의 청문회 자료에 따르면 그는 1999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도맨션을 시작으로,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2000년),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39평(2003년),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42평(2007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50평(2010년, 신현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43평(2012년, 구현대) 등 주요 부동산 재건축 지역에서 수 차례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홍 후보자는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같은 아파트의 다른 주소지와 서울 성수동 트리마제 아파트에 전세 임차권을 갖고 있다.

한편 홍 후보자는 이날 재산축소신고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홍 후보자의 딸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해 이자소득세로 207만원을 납부했다. 윤 의원은 ”연 14%의 이자소득세율을 적용하면 연 1480만원의 이자소득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를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1.16%)에 대입하면 12억 7847만원 규모의 예금자산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자가 제출한 재산내역에는 이에 대한 기록이 없다. 만약 윤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홍 후보자는 재산축소신고를 해 공직자 윤리법을 어긴 것이 된다.

이에 대한 홍 후보자 측의 해명도 논란이 되고 있다. 홍 후보자 측은 “어머니가 딸에게 (상가 증여에 따른 증여세를 내기 위해 ) 2억2000만원을 빌려주고 받은 이자에 대한 이자소득세를 딸이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홍 후보자의 주장대로라면 초등학생이 어머니에게 이자를 지급하면서 이자소득세 납부를 위해 원천징수를 하고 이를 세무서에 자진신고하고 스스로 납부했다는 것인데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게 아니라면 어머니 본인이 돈을 빌려주고 빌려받고 이자도 주고 받으며 혼자서 자작극을 벌이고 아이 핑계로 돌리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홍 후보자의 가족들은 증여세 탈루를 위한 치밀한 ‘택스 플랜’을 연구하고 수립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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