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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 교체 수순 … 한국당, 국감 보이콧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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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방송통신위원회가 26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이사 선임을 강행하자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국정감사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방통위, 방문진 이사 여권 2명 선임 #한국당 “정부, 방송장악 의도” 반발 #방문진 이사진, 여야 5대 4로 역전 #김장겸 사장 해임안 처리 가능해져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이 정권이 결국 공영방송 장악 시도를 오늘부로 했다”며 “방문진의 이사 선임은 불법적 날치기 폭거”라고 주장했다. 앞서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방문진 이사에 더불어민주당 추천인사인 김경환 상지대 교수와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을 선임했다.

최근 구 여권(옛 새누리당)에서 추천했던 유의선·김원배 이사가 자진 사퇴한 데 이어 이날 민주당 측 인사로 공석이 채워지면서 방문진 이사회(9명) 여야 비율은 5대 4로 역전됐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공영방송 장악 첫 시도의 배후는 문재인 대통령이고, 법적·정치적 책임도 문 대통령에게 있다”며 “문 대통령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의총에서 이효성 방통위원장에 대한 해임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날 선임된 두 명의 보궐이사에 대해 임명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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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유·김 전 이사가 물러난 과정도 문제 삼고 있다. 언론노조 조합원들은 지난달 17일 김원배 전 이사가 장로로 활동하는 대전의 한 교회와 유의선 전 이사가 재직하는 이화여대 등을 찾아가 이사직 사퇴 촉구 시위를 벌였다. 유 전 이사는 지난 9월 한 인터뷰에서 “언론노조의 비상식적인 횡포 때문에 사퇴했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국감 거부에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나라가 정상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보이콧”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바로잡고자 하는 명분이라면 장외투쟁이 아닌 국정감사에서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방문진 이사진이 재편되면서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이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방문진은 MBC의 대주주이기 때문에 MBC 사장 해임안을 처리할 수 있다.

정 원내대표는 ‘보궐 임원의 임기는 전임자의 남은 기간으로 한다’는 방문진법 6조 1항을 들어 “사임한 이사는 새누리당이 추천한 인사이기 때문에 보궐인사 추천권은 한국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이효성 위원장은 “여야가 바뀌면 (구) 여당 몫은 바뀐 여당 몫이 된다. 이명박 정부로 바뀐 뒤에 한 전례가 있다”며 한국당의 이사 선임권 주장을 일축했다.

실제로 방통위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7월 열린우리당이 추천한 신태섭 당시 KBS 이사를 해임한 뒤 한나라당 측 추천인사인 강성철 부산대 교수를 임명한 적이 있다. 다만 법적으로는 이사 선임권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방문진법 6조 4항은 ‘이사는 방송에 관한 전문성 및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한다’고만 돼 있다.

유성운·노진호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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