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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에도 웨인스타인 많다" ... 정계로 뻗는 '미투' 캠페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 추문으로 시작된 여성들의 ‘미투(Me Too) 캠페인’이 정계로도 뻗고 있다.

미국, 프랑스 정계에서도 성 폭력 고발 잇따라 #웨인스타인 사건은 다큐멘터리로 나올 예정

웨인스타인의 부하직원으로 일했던 미미 할레이가 그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EPA=연합뉴스]

웨인스타인의 부하직원으로 일했던 미미 할레이가 그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EPA=연합뉴스]

AP 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의회 등 정계에서 일하는 여성들에 대한 뿌리깊은 성차별과 성희롱이 만연한 문화를 고발하는 공개서한에 130여 명이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We said enough(우리는 충분히 말했다)” 운동이 이는 등 관련 캠페인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은 로펌을 고용해 관련 사안에 대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개개인의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 새라 겔서 상원의원(오리건)은 동료 남성 의원이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해왔다며 고발했고, 로드아일랜드주에서도 비슷한 폭로가 이어졌다.

새라 겔서 의원. [AP=연합뉴스]

새라 겔서 의원.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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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뿐 아니다. 프랑스에서도 미투 캠페인이 정계로까지 뻗었다.

BBC는 24일 전직 의회 여성 보좌관의 인터뷰를 인용해 “프랑스 의회에선 여성 보좌관들 사이에 블랙리스트가 돌아다닌다”고 보도했다.
의회 여성 직원들 사이에서 성희롱을 일삼는 의원들의 블랙리스트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서는 안 된다’ ‘경계심을 늦추지 마라’는 등의 경고가 공유되고 있단 얘기다.

프랑스 정계는 지난해에도 성 추문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녹색당 소속 드니 보팽 하원 부의장이 여성 당원들을 성희롱한 혐의로 고소당해 결국 사임한 것이다. 2011년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추문 스캔들로 호된 곤욕을 치렀음에도 사라지지 않은 성차별과 성희롱 문제에 거센 비난이 일었다.

당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등 전현직 여성 장관 17명이 공동성명을 발표해 자신들이 직접 겪은 성희롱 사례를 폭로하고 “정계의 성차별에 맞서 싸우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사안은 심각했다.

하비 웨인스타인. [AP=연합뉴스]

하비 웨인스타인. [AP=연합뉴스]

한편 미투 캠페인의 시발점이 된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 추문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귀네스 펠트로, 앤젤리나 졸리 등 세계적 스타들이 그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고백한 데 이어 24일에는 웨인스타인의 부하직원으로 일했던 미미 할레이가 “2006년 웨인스타인이 강제로 구강성교를 했다”고 폭로했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그의 성 추문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될 예정이다. 2년 전, 캠퍼스 내 성폭력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더 헌팅 그라운드’를 만든 커비 딕 감독은 지난 23일 “이 영화는 앞으로의 변화를 위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제작 사실을 발표했다.
재미있는 것은 ‘더 헌팅 그라운드’가 웨인스타인이 배급했던 작품이란 점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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