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일대에서 지진이 발생, 500여 명이 공연을 관람하던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다. 관람객이 대피하고 자위소방대 출동, 화재진압을 거쳐 복구활동까지 신속하게 이뤄진다.
다음 날인 3일 오후 2시 부산항 내항에서는 기상악화(해무·풍랑)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해군 고속정과 유람선, 유조선간 출동사고가 발생해 벙커C유 100㎘가 유출된다. 출동한 해군과 해경·소방 등이 인명을 구조하고 해상·육상에서 방제작업을 벌인다.
10월 30일~11월 3일 닷새간 526개 기관·국민 훈련 참여 #11월 1일 오후 2시 전국 초·중·고·어린이집 지진대피훈련 #공연장 화재·방사성물질 유출 등 실제상황 가정한 훈련도
현장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정부부처와 자치단체가 만든 재난훈련 대본(시나리오)이다.
행정안전부는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닷새간 전국에서 ‘2017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25개 중앙부처와 245개 지자체, 256개 공공기관·단체 등 526개 기관과 일반 국민이 참여하게 된다. 가상의 시나리오를 통해 훈련의 효과를 높이도록 했다.
올해는 현장훈련과 토론·도상훈련 중 하나를 선택하던 지난해와 달리 모든 기관이 의무적으로 1회 이상 현장훈련을 해야 한다. 현장훈련 때는 중앙부처 장관과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관장이 훈련을 지휘하도록 의무화했다. 훈련 준비과정에 민간 재난·훈련 전문가의 자문상담(컨설팅)을 받도록 했다.
11월 1일 오후 4시부터는 전국 초·중·고와 유치원, 어린이집,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일제히 지진 대피훈련이 진행된다. 예술의 전당 공연장 화재 대응훈련과 방사성 물질 누출 대응 연합훈련(울진), 초고층 건축물 화재 대응훈련(서울), 초등학교 시설 재난 대피훈련(대전) 등도 실시될 예정이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범정부 차원의 재난대응체계를 점검한다. 11월 1일 오후 1시10분 강릉 대관령휴게소 폭설 대응훈련을 비롯해 감염병 발생 대응훈련(인천항·복지부) 등이다. 재난·사고 발생 때 신속하고 정확한 조치를 위해 불시 메시지 수신과 상황전파·보고 훈련도 진행한다.
소방과 해경 등은 긴급 대피와 사상자 긴급구조·구급 등을 가상한 훈련을 한다. 사고 발생 때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해양선박사고(부산·해수부), 도로·터널사고(경주·국토부),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고(충주·환경부), 대형 산불(정읍·산림청) 등에 대한 훈련이 중점적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2개 초등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어린이 재난훈련’은 올해 전국 17게 시·도별로 각각 1개 초등학교에서 실시된다.
행안부는 훈련기간 중 민간전문가 중심의 중앙평가단을 구성·운영, 각 기관의 훈련실태를 평가할 방침이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기관별 평가결과를 공개하고 우수 기관·개인에게는 포상과 재정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훈련결과가 미흡한 기관은 내년 상반기 중 재훈련과 별도의 역량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실제 위기상황에서는 침착하게 대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평상시 재난대피 훈련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세종=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