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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가 승리 공신, 대졸자 일자리 넘치고 증시도 활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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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경제의 거울인 주가가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베노믹스가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다.”

초저금리 돈 풀어 경제 살리기 #‘잃어버린 20년’ 벗고 경기 회복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입으로 통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중의원 선거전이 한창이던 지난 14일 가마쿠라(鎌倉)시에서 가두연설 중 한 발언이다. 선거 직전인 지난 20일 도쿄증시 닛케이 평균주가는 57년 만에 14일 연속 상승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는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기였던 1961년 1월과 같은 대기록이다.

아베 총리 본인도 15일 삿포로(札幌)시 가두연설에서 “민주당 정권 시절보다 국내총생산(GDP)이 50조 엔(약 516조원)이나 늘었고 중소기업의 도산 건수도 30%나 감소했다”며 아베노믹스의 실적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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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자신감에서 묻어나듯 실제로 전문가들은 북풍(북한발 안보 위기)과 함께 아베노믹스에 따른 경제호황을 자민당 승리의 숨은 공신으로 꼽는다.

아베 2기 정권이 탄생한 5년 전만 해도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20년’으로 통칭되는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란 악재까지 겹치면서 경기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그러나 아베노믹스가 본격 가동된 2013년 이후 상황은 역전됐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양적완화와 재정 지출, 민간 투자다. 초저금리 정책으로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경기 회복은 뚜렷하다. 지난달에는 58개월 연속 경기 회복 추세를 이어가며 전후 2위였던 ‘이자나기 경기(1965년 11월~1970년 7월)’를 넘어섰다.

체감경기도 확연히 개선됐다. 단적인 것이 대졸 예정자들의 취업 내정률이다. 내년 3월 대졸 예정자의 취업 내정률은 이미 9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1일 현재 취업 내정자 1명당 결정된 기업 수는 평균 2.47개에 달할 정도로 ‘일자리 풍년’이다. 부동산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도권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5884만 엔(약 5억9035만원)으로 버블경제 말기인 9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물론 아베노믹스에 대한 상반된 평가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민주당 정권 3년과 비교할 때 아베 정권 4년간 실적이 더 좋다고 볼 수 없다”며 “연평균 GDP 성장률은 1.1%로 민주당 정권 시절의 1.8%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선거전에선 이 같은 논리가 유권자에게 잘 먹히지 않았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자민당의 대승으로 일본은행의 금융 완화 정책 등 아베노믹스가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아베노믹스의 야전사령관인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의 연임도 확실시된다.

그는 선거 직전 이미 “일본은 물가상승률 목표 2%를 달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3기 아베노믹스의 밑그림이 완성돼 있다는 의미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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