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서도 수천명이 성폭력 고발 '미투(#MeToo)' 집회

중앙일보

입력 2017.10.23 16:42

미국 헐리우드 영화업계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으로부터 촉발된 성 추문 파문이 금융가 등 다른 분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 ‘미투(#Metoo)’ 캠페인이 확산하면서 스웨덴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스웨덴 스톡홀롬 중앙광장에서 22일(현지시간) 열린 성폭력 반대 집회 [유튜브 캡처]

스웨덴 스톡홀롬 중앙광장에서 22일(현지시간) 열린 성폭력 반대 집회 [유튜브 캡처]

2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롬 중앙광장에서는 여성을 중심으로 미투 캠페인을 지지하는 수천 명이 모여 성폭력에 반대하는 모임을 가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우리 중 한 명을 만지면, 우리 모두를 만지는 것과 같다"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집회에 나온 제니 호로프슨은 “어렸을 때부터 여성들이 겪어온 일이고 대다수가 고통을 당하고 있어 심각성을 알리려 나왔다"고 말했다.
아사 레그너 양성평등 담당 장관도 집회 연설에서 “직장에서 리더의 자리에 있다면 (양성평등에) 그 힘을 사용해야만 평등이 이뤄지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당신이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면 그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요청했다.
성 추문 의혹은 계속 퍼지고 있다. 이날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72세인 영화감독 겸 극작가 제임스 토백에 대해서도 과거 성추행이나 유사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현재까지 38명에 달했다. 토백은 1992년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됐던 영화 '벅시'의 각본을 썼는데, 그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세계 최대 투자회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도 최근 성희롱 의혹에 따라 고위 간부 2명을 퇴출했다고 보도했다. 정보기술(IT) 분야 펀드 매니저 개빈 베이커가 지난달 해고된 데 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C. 로벌트차우도 이달 초 사임했다는 것이다. 차우는 여러 직장 동료에게 부적절한 내용의 성적 발언을 한 혐의를, 베이커는 26세 직원을 성희롱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를 제안한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 [AFP=연합뉴스]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를 제안한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 [AFP=연합뉴스]

와인스타인의 성 추문 스캔들이 불거진 후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의 제안으로 미투 해시태그를 다는 캠페인이 시작되자 가수 레이디 가가 등 유명 연예인부터 일반인까지 성별을 넘어 다양한 이들이 참여했다. 트위터에만 관련 게시물이 130만건이 넘었다.
일각에선 주로 여성인 피해자에게 이야기를 공유하도록 부담을 줄 게 아니라 가해자에게 책임을 넘기자는 주장도 나왔다.

언론인이자 영상프로듀서인 리즈 프랭크는 트위터를 통해 “여성들이 각자의 경험담을 공유하는 게 자랑스럽지만 성폭력을 말하는 방식을 바꿨으면 한다”며 “왜 짐은 언제나 여성의 몫이 돼야 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성폭력은 여성만의 이슈가 아니다. 나는 성희롱을 당했는데, 그러면 (가해) 남성은?”이라며 ‘그렇다면 그는'(HimThough)이라는 새 해시태그를 달자고 제안했다. 이를 두고선 성폭력 피해자가 반드시 여성만은 아니고 여성 상사 등이 남성을 상대로 저지르는 성폭력도 있으므로 적절치 않다는 반론도 나왔다.
미투 캠페인이 반향을 일으키자 남성들이 성폭력 사실을 고백하는 ‘내가 그랬다'(#IDidThat) 캠페인으로 응답에 나서기도 했다.

인도 작가 드방 파탁

인도 작가 드방 파탁

BBC에 따르면 인도 작가 드방 파탁은 과거 아는 여성을 상대로 부적절하게 처신했던 자신의 행동을 트위터에 털어놓으며 ‘내가 그랬다(IDidThat)’ 해시태그를 달았다.
파탁은 여성 지인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마치 자신이 어떤 종류의 힘을 가진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몇 달 뒤 다시 만났을 때 키스해도 되는지 물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날 바로 그녀에게 내가 한 모든 일을 사과했다"고 소개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대안을 찾자는 ‘어떻게 바꿀 것인가(HowIWillChange)’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와인스타인 이어 극작가 토백의 피해자들도 나와
세계 최대 투자회사 피델리티 고위 간부 2명 퇴출

여성이 피해 고발하는 #MeToo 캠페인 유럽으로 확산
'난 당했는데 그러면 그는?' 의미 #HimThough 제안도
‘내가 그랬다(#IDidThat)’ 자성하는 남성들 SNS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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