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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인듯 그림인듯 옛것 바탕한 새로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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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楨祥(정상), 國家將興必有楨祥 (국가장흥필유정상·나라가 흥하려면 반드시 좋은 징조가 있다)’. 『중용』 구절. 64×64㎝ . [사진 인천문화예술회관]

‘楨祥(정상), 國家將興必有楨祥 (국가장흥필유정상·나라가 흥하려면 반드시 좋은 징조가 있다)’. 『중용』 구절. 64×64㎝ . [사진 인천문화예술회관]

고희를 맞은 서예가 심은(沁隱) 전정우의 개인전이 인천광역시 등의 주최로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25~30일 열린다. 미공개 천자문 시리즈 등 200여 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서예가 전정우, 인천서 개인전

오랜 전통을 탐구하며 새로움을 추구해온 그의 서예는 말 그대로 법고창신(法古創新)으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게 천자문이다. 중국 은나라 때 갑골문자부터 시대별 특징적 글씨체, 왕희지·김정희 등 당대 명필의 글씨체를 아울러 무려 120개 서체, 서체마다 6종, 도합 720가지 천자문을 썼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햇수로 10년, 만으로 8년여의 방대한 작업이자 공부다. 나아가 각기 다른 서체를 한 작품, 한 문장, 한 글자에 자유롭고 조화롭게 구사하는 복합적 기법의 작품을 발표해왔다.

전시에는 조형성을 극대화한 문자추상, 그림과 글씨의 경계를 넘나드는 반서반화, 전각을 도자기에 구현한 도자전각 등도 선보인다. 전시제목은 ‘遊藝自如(유예자여)’. 예술 안에 노닐되 “물고기가 물에서 놀듯이 스스로 맘을 먹은 바 그대로”(김병기 전북대 교수)란 뜻이다.

그는 여초 김응현에게 서예를, 구당 여원구에게 전각을 배웠다. 지난해 이맘때 인천광역시 문화예술상을 받았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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