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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리포트] 복잡 미묘한 인간 레닌…스릴러 같은 일대기, 영국기자가 되살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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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레닌 표지

레닌 표지

레닌(Lenin: The Man, the Dictator,and the Master of Terror)
빅토르 세베스티엔 지음
판테온

미국

100년 전 인류 최초의 공산주의 혁명을 성공시킨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1870~1924)을 미국 TV 정치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주인공 케빈 스페이시로 탈바꿈한다면? 영국 더 타임스,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 출신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레닌의 일대기를 서스펜스 넘치는 스릴러 드라마로 재구성했다. 러시아 문서보관소 등을 뒤져 950만 단어에 이르는 레닌과 그의 혁명 동지들의 일기, 회고록 및 개인 서신에서 사후 방부 처리돼 박제된 레닌은 복잡한 인간으로 되살아났다. 영어권에서 20여년 만에 나온 레닌 전기다.
청년 레닌은 왜소한 체구에 정치적 야망이라곤 없었다. 수백종의 식물을 식별할 정도로 자연과 사냥, 낚시를 좋아했다. 레닌은 1991년 소련이 몰락하기까지 부인 나데즈다 크룹스카야와 그의 정부이자 동지 이네사 아르만드와 삼각관계의 주인공이었다.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약속하고 제정 러시아를 무너뜨렸지만 집권 후 레닌은 ‘로마노프 전제정’의 거울상을 창조해냈다. 스탈린이 완성한 수용소 굴라그와 비밀경찰 시스템도 짧은 7년간 통치기간 레닌이 한 일이었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복잡한 문제에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하라” “뻔뻔하게 거짓말하다” “정치엔 오직 한 가지 진실 만이 있다. 적에 이로운 것이 내게 해롭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등 레닌의 금언은 ‘탈진실의 정치(post-truth politics)’라는 현대 정치의 예고편이었다.

미국 베스트셀러 (10월 16~22일)

킬링 잉글랜드(KILLING ENGLAND), 빌 오라일리, 마틴 듀가드 지음, 홀트=미국 독립전쟁의 주요 사건과 전투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소개.

정권을 잡았던 8년(WE WERE EIGHT YEARS IN POWER), 타네히시 코츠 지음, 원월드=‘대량 투옥 시대의 흑인 가족’ 등 오바마 정부 8년의 미 현대사적 의미를 다룬 에세이 모음.

무슨 일이 일어났나(WHAT HAPPENED), 힐러리 클린턴 지음, 사이먼 앤 슈스터=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패배한 감상과 회한을 담은 회고록.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THE DANGEROUS CASE OF DONALD TRUMP), 밴디 X 리 편집, 토머스 듄=27명의 정신과 의사와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대통령 진단서.

바쁜 사람들을 위한 천체물리학(ASTROPHYSICS FOR PEOPLE IN A HURRY), 닐 디그래스 타이슨 지음, 노튼=우주를 지배하는 법칙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 입문서.

<뉴욕타임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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