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굿모닝 내셔널] '캬아~' 야(夜)시장서 즐기는 수제맥주 축제..."독일 안 부러워"

중앙일보

입력

달콤 쌉싸름한 캐러멜 맛이다. 부드러운 바닐라 향도 난다. 알코올도수 5.3%이지만 목 넘김이 부드럽다. 일반 맥주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풍미다. 주황을 빼닮은 맥주 빛깔은 오묘함을 준다. 톡 쏘는 청량감은 덜하지만 이쯤 되면 상관없다. 한 잔 더 주문한다.

21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오산 오색시장에서 제3회 야맥축제가 열린다. 전국 15곳 브루어리가 80종의 수제맥주를 선보인다. 사진은 지난5월 2회 축제때 사진. [사진 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21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오산 오색시장에서 제3회 야맥축제가 열린다. 전국 15곳 브루어리가 80종의 수제맥주를 선보인다. 사진은 지난5월 2회 축제때 사진. [사진 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촉촉한 가을비를 머금은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내 한 브루어리(brewery·양조장)에서 마신 수제 맥주다. 이런 수제 맥주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축제가 21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오산시 오산동 오색시장에서 열린다. 3회째를 맞는 ‘야맥축제’다. 행사명 ‘야’는 야(夜)시장을 의미한다.

제3회 야맥축제 포스터. [사진 오산시]

제3회 야맥축제 포스터. [사진 오산시]

오색시장에는 빨강길·녹색길 등 다섯 가지 길이 있다. 빨강길은 야시장골목·의류패션 골목 등 3개 골목이 쭉 이어진 길이다. 빨간색 페인트로 포장길을 칠했다. 상점 간판 바탕도 빨강이다. 길이가 400m쯤 된다. 야맥축제장은 빨강길이 중심이다.

21~22일 오산 오색시장서 '야맥축제' #전국 15곳 브루어리 맥주 80종 판매 #숯불양꼬치 등 20여종 안주류도 준비 #맥주 가격 일반 매장비해 저럼, 안주도 싸 #인디밴드 공연 외 스탬프투어도 마련 #'물향기수목원' 입장권 내면 맥주할인 #상인회, "세계적 맥주 축제 부럽지않아"

이 길 위에 오색시장 맥주 공방 출신인 까마귀브루잉(brewing·맥주 양조업)을 비롯해 충남 아산의 브루304, 서울의 더테이블브루잉컴퍼니, 부산 고릴라 브루잉 등 각지에서 모인 15곳 브루어리의 판매 부스가 차려진다. 이들 양조장이 축제 기간 선보이는 수제 맥주만 80종에 이른다.

올 5월 열렸던 제2회 야맥축제 모습. [사진 오산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올 5월 열렸던 제2회 야맥축제 모습. [사진 오산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맥주는 발효방법에 따라 크게 에일(ale)과 라거(lager)로 나뉜다. 에일은 발효과정 중 표면에 떠오른 효모를 다시 고온(18~25℃)에서 발효시킨 맥주다. 라거는 반대로 가라앉은 효모를 이용, 저온에서 생산한다. 에일은 라거보다 다양한 맛·향 등을 내고 알코올도수를 조절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수제 맥주는 대부분 에일이다. 축제장을 찾은 80종의 맛이 다 다르다는 의미다.

한 야맥축제 참여객의 인증샷. [사진 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한 야맥축제 참여객의 인증샷. [사진 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맥주라면 동네 호프집 생맥주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 문외한의 경우 종류가 워낙 다양해 어느 양조장의 어떤 맥주를 마셔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그럴 땐 ‘비어(beer)투어’를 신청하면 된다. 전문가의 안내로 브루어리 부스를 찾아간다. 신청은 야외쉼터 인근 운영본부(행사장 지도참조)에서 받는다. 투어 운영시간은 21일(토) 오후 1시~4시, 22일(일)은 오후 1시~5시다. 축제 마감시간은 이틀 모두 오후 11시까지다.

3회 야맥축제 행사장 배치도. [자료 오산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3회 야맥축제 행사장 배치도. [자료 오산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축제 기간 주로 사용되는 맥주잔 용량은 350cc. 15곳 양조장을 모두 돌며 맥주를 한잔씩만 마신다고 해도 만만치 않은 주량이다. 하지만 성공하면 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에서 준비한 소정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부스에서 판매하는 맥주는 보통 한 잔당 5000~6000원 선. 일반 수제 맥주 판매점(6000~8000원) 보다 비교적 싸게 마실 수 있다.

맥주에 곁들일 안주가 빠질 수는 없다. 오색시장 야시장을 대표하는 숯불양꼬치 외에 새우튀김·닭튀김·타코야끼 등 20여종의 먹을거리 판매대가 브루어리 부스 중간중간 설치된다.

올 5월 제2회 야맥축제장 모습. [사진 오산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올 5월 제2회 야맥축제장 모습. [사진 오산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축제 기간 오후 3시30분~7시까지 1야외쉼터에서 인디밴드의 공연 등이 펼쳐진다. 흥겨운 음악을 선물하는 넘버원코리아, 지난해 오디션프로그램에서 남다른 실력으로 화제를 모은 권지영, 아이리쉬풍 음악을 지향한다는 호시스 등의 출연이 예정돼 있다. 마임도 선보인다.

지난해 10월 1회 축제때 모습. [사진 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지난해 10월 1회 축제때 모습. [사진 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뽀로로’ 못지 않은 인기 캐릭터 ‘로보카폴리’를 활용한 스탬프투어도 마련됐다. 오색시장 안에서 ‘전통’, ‘시장’이라는 두 단어가 새겨진 도장을 모두 찾아 미리 받은 종이에 찍은 뒤 이를 촬영,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전통시장가을축제’ 해시태그 등과 함께 올리면 된다. 추첨을 통해 시장육성사업단이 준비한 푸짐한 경품이 제공된다.

올 5월 제2회 야맥축제 공연 모습. [사진 오산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올 5월 제2회 야맥축제 공연 모습. [사진 오산오색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또 고객지원센터 앞마당에서 귀여운 노란 오리 ‘비덕’을 배경으로 추억의 사진도 남길 수 있다. 가족단위 나들이객에게는 달달한 솜사탕을 무료로 나눠준다.

야맥축제가 열리는 오산 오색시장의 일반 야시장 모습. 축제 이후 야시장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었다는 평가다. [사진 오색시장]

야맥축제가 열리는 오산 오색시장의 일반 야시장 모습. 축제 이후 야시장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었다는 평가다. [사진 오색시장]

야맥축제는 경기도내 대표 맥주축제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5월 2회 축제때 3만여명이 찾아왔다. 오산시 인구 21만1614명(지난달 기준)의 14.2%를 차지하는 규모다.

주부 이연경(43·여)씨는 “지난해 10월 1회 축제때 오색시장을 처음 방문한 적 있다”며 “이후 자연스레 블로그 등을 통해 오색시장 안 맛집도 찾아보게 되고 자주 오게 된다”고 말했다.

김병도 오색시장 상인회장은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면서, 전통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도움을 받아 야맥축제를 열게 됐다”며 “깊어가는 가을밤 오색시장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 세계적 맥주 축제인 독일 옥토버페스트 부럽지 않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축제 수익금의 일부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전철 1호선으로 접근 가능한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 모습. [사진 오산시]

전철 1호선으로 접근 가능한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 모습. [사진 오산시]

가족단위 나들이객은 전철 1호선 오산대역 지척인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 관람 후 축제를 즐길 것을 추천한다. 수목원은 습지생태원·유실수원·미로공원 등 19개 테마로 이뤄졌다. 가시연꽃·미선나무 등 17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수목원을 중심코스로 한 오산시티투어는 올해 이미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다. 물향기수목원 입장권을 갖고 축제에 오면 2000원 상당의 맥주 할인권을 받을 수 있다.

오산=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관련기사

굿모닝 내셔널 더보기

굿모닝 내셔널

굿모닝 내셔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