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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바닷바람 가르며 파도 위 달린다 … 보령 명물 ‘스카이바이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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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던 지난 14일 오전 9시30분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10시 개장인 스카이바이크를 타기 위해 관광객이 길게 줄을 섰다.

대천해수욕장~대천항 왕복 2.3㎞ #국내 첫 바다 위 설치 레일바이크 #발 밑 파도 들이치는 이색적 경험 #주말엔 2시간씩 기다려도 인산인해

대기자가 많아 은행 창구처럼 번호를 받고 30분가량 기다린 뒤 바이크에 올랐다. 매표소에서 대기표를 받은 뒤 번호를 호출하면 가서 승차권을 사면 된다. 4인승 바이크인데 두 사람부터 탑승이 가능하다. 2인은 2만2000원, 4인은 3만원이다.

대천해수욕장에 조성된 스카이바이크는 전국 최초로 바다 위에 설치된 시설이다. 백사장과 바위, 서해 절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대천해수욕장 북쪽에서 대천항까지 해안선을 따라 왕복 2.3㎞ 구간을 오간다.

관광객들이 대천해수욕장 바다위에 설치된 스카이바이크를 즐기고 있다. 대천해수욕장 북쪽에서 대천항까지 해안선 왕복 2.3㎞ 구간을 오간다. [사진 보령시]

관광객들이 대천해수욕장 바다위에 설치된 스카이바이크를 즐기고 있다. 대천해수욕장 북쪽에서 대천항까지 해안선 왕복 2.3㎞ 구간을 오간다. [사진 보령시]

두 딸과 함께 왔다는 류동훈(43)씨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는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다 위를 달리는 게 특이하다”며 “아이들이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재미있어 한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은 만조시간인 오전 10시에 맞춰 스카이바이크 탑승을 기다렸다. 만조시간을 선호하는 것은 발아래로 들이치는 바닷물과 파도를 보며 스카이바이크를 탈 수 있어서다. 파도가 높게 이는 날에는 바닷물이 레일 높이까지 솟아오기도 한다.

승차장을 출발하자 짭쪼름한 바다 내음과 섞여 시원한 서해의 바닷바람이 그대로 느껴졌다. 레일은 오르막과 내리막, 평지로 이뤄졌는데 오르막은 ‘전동구간’으로 페달을 구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올라간다. 노인과 여성, 아이들을 위한 배려다.

출발지점에서 300~400m 정도 지나면 평지가 나온다. 여기부터가 힘든 구간이다. 열심히 페달을 굴러야하지만 발아래로 보이는 바닷물과 파도의 절경도 놓쳐서는 안 된다. 멀리 서해의 섬들도 한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는 해안선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가족과 동료가 스카이바이크를 타는 동안 남은 사람들은 바다의 정취를 느끼라는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반환점인 대천항에 도착하자 안내요원들이 바이크를 반대방향으로 돌렸다. 출발지로 되돌려보내기 위해서다. 다시 한 번 크게 숨을 들이쉬고 페달을 굴렀다. 오전에는 괜찮지만 기온이 올라가는 오후에는 등에 땀이 맺힐 정도로 힘들다고 한다. 마지막 내리막 구간에서는 속도가 붙는다. 앞차와의 간격이 멀어지면 브레이크를 잡지 않고 속도를 내봐도 좋다. 자동차를 모는 것과는 다른 속도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스카이바이크는 보령 명물로 소문나면서 주말에는 2~3시간씩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대천해수욕장으로 연수나 야유회를 온 직장인들도 꼭 들르는 코스다.

스카이바이크는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한다. 보령시민과 폐광지역인 삼척·태백·영월·정선·문경·화순지역 주민은 할인혜택을 받는다. 이 시설이 폐광지역 발전기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보령시시설관리공단 오경수 차장은 “최근에는 홍콩과 말레이시아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며 “만조시간을 사전에 확인하고 스카이바이크를 탑승하면 더 큰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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