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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온천막걸리·DJ파티 … 부산 동래온천 띄울 아이디어 ‘콸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부산 동래온천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부산 시민이 나섰다. 온천이 있는 동래구 주민이 주축이 돼 19일부터 나흘간 동래온천 일대에서 ‘대한민국 온천대축제’를 여는 것이다. 백영숙 동래구 온천축제팀장은 “지난해 수안보 온천을 앞세운 충주시와 경합했는데 지역 주민의 강한 의지가 높은 점수를 받아 개최지로 선정됐다”며 “이번 축제는 젊은 층 등 온천 수요층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내일부터 ‘대한민국 온천대축제’ #젊은 층 겨냥 … 온천 수요 확대 목표 #용왕제 퍼레이드 등 볼거리 다양해 #22일, 500커플 세족식 기네스 도전

축제의 주제는 ‘뜨겁게 놀래 동래온천 올래’이다. 젊은 층을 겨냥한 비보이·팝핀·록(Rock)·폴(Pole) 댄스 공연, DJ파티가 농심호텔 광장과 허심청 도로변 등에서 이어진다. 3대3 길거리 농구와 크로스핏 대회, 단체 줄넘기 대회, 롱보드 대회도 열린다. 땀을 흘린 뒤 온천을 즐기자는 취지다.

동래온천 노천 족탕에서 관광객이 족욕을 즐기고 있다. [사진 부산 동래구청]

동래온천 노천 족탕에서 관광객이 족욕을 즐기고 있다. [사진 부산 동래구청]

19일 오후 6시 개막 공연으로 백학(白鶴) 전설을 모티브로 한 백학 춤 공연과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뮤지컬 갈라쇼가 진행된다. 백학 전설은 신라 시대 동래 고을에 다리를 절룩거리던 학이 뜨거운 샘물에 3일 동안 다리를 담근 후 완쾌돼 힘차게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다리를 절던 노파가 똑같이 따라 했더니 완쾌됐다는 전설이다.

축제 기간 매일 오후 3시와 오후 5시 30분에는 용왕제 퍼레이드가 이어진다. 퍼레이드에는 7개 팀 70명이 30여분간 풍물놀이와 온천수 분출 퍼포먼스를 펼친다.

또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4시에 동래온천 인정시장에서 온천수로 만든 막걸리와 단단한 전두부 시식회가 열린다. 온천수로 만든 막걸리는 스파클링 와인처럼 톡톡 쏘는 맛이 살아 있어 젊은이들 입맛에 맞는다는 것이다. 물기가 적어 단단한 전두부는 인정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 음식이다. 온천수를 활용한 누룩 소금, 욕조에 풀어쓰는 입욕제, 초콜릿 만들기 체험행사, 온천수로 삶은 계란먹기 대회도 열린다. 폐막일인 22일 오후에는 500쌍이 발을 씻는 세족식이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다.

동래온천의 스파 윤슬길에서 주민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윤슬은 해와 달빛이 비쳐 물결이 이슬처럼 청아하고 아름답다는 뜻이다. [사진 부산 동래구청]

동래온천의 스파 윤슬길에서 주민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윤슬은 해와 달빛이 비쳐 물결이 이슬처럼 청아하고 아름답다는 뜻이다. [사진 부산 동래구청]

축제기간에 동래온천과 숙박시설은 5~50% 할인된다. 동래온천에는 30여개 온천탕이 영업 중이며, 하루 채수량은 3225만t으로 제한된다. 온천수가 마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동래변천 150년사』저자인 이상길(61) 씨는 “동래온천은 평균 수온이 65도이며 약알칼리성 식염천이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분석결과 위장병·피부병 등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동래온천에는 있는 용각(龍閣). 매년 음력 9월 9일 온천수가 마르지 않게 해달라며 용왕제를 지낸다. [사진 부산 동래구청]

동래온천에는 있는 용각(龍閣). 매년 음력 9월 9일 온천수가 마르지 않게 해달라며 용왕제를 지낸다. [사진 부산 동래구청]

동래온천의 뛰어난 효능은 1481년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에 ‘병자들이 동래온천에서 목욕을 하면 나아 신라때부터 왕들이 여러차례 와서 목욕을 했다’고 기록돼 있을 정도다. 또 대석학자인 한강 정구(寒岡 鄭逑, 1543~1620년) 선생이 1617년 동래온천에서 45일간 욕행하며 기록한 『봉산욕행록』과 1740년 편찬된 『동래부지』에도 동래온천의 효능이 서술돼 있다. 동래온천은 삼국유사에 ‘신라 682년 충원공이 목욕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국내 최고(最古)의 온천이다.

부산시와 동래구청은 이번 축제를 계기로 동래온천을 일제강점기부터 1990년대까지 누렸던 호황에 이어 제2의 전성기로 만들 계획이다. 백 팀장은 “뛰어난 효능을 가진 동래온천이 부활할 수 있게 주변시설을 정비하고, 연인탕·가족탕·개인탕도 갖춰 젊은 층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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