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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IS 수괴 일망타진…한국 화물선 습격단체 리더격

중앙일보

입력

필리핀 남부에서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온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의 주요 지도자들이 사살됐다. 이 중에는 지난해 한국 화물선을 습격, 인질의 몸값을 요구했던 반군 단체 ‘아부사야프’의 수장도 포함돼 있다.

미국이 56억원 현상금 건 '아부사야프' 수장 하필론 #지난해 10월 한국인 선장 납치, 거액 몸값 요구도 #민다나오 계엄령 부른 '마우테' 형제 1명도 사살 #1000여명 희생 당한 반군 토벌작전 마무리 수순

2014년 이슬람국가(IS)에 충성 서약을 한 필리핀 무장단체 아부사야프를 이끌며 각종 납치와 테러를 일삼아 FBI의 수배대상이 된 이스닐론 하필론. [사진 FBI]

2014년 이슬람국가(IS)에 충성 서약을 한 필리핀 무장단체 아부사야프를 이끌며 각종 납치와 테러를 일삼아 FBI의 수배대상이 된 이스닐론 하필론. [사진 FBI]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16일 마라위 시에서 반군토벌작전 중 '아부사야프' 지도자인 이스닐론 하필론과 '마우테' 지도자인 오마르 마우테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지에선 혈흔이 낭자한 하필론의 얼굴 사진이 주민들 사이에 돌았다고 필리핀 언론이 전했다.

하필론은 미국 정부가 500만 달러(약 56억 원)의 현상금을 걸고 추적해온 동남아시아의 IS 지도자격 인물이다. 2014년 IS에 충성 서약을 한 이슬람 무장단체 아부사야프를 이끌며 각종 납치와 테러를 일삼아왔다.

아부사야프는 한국과도 악연이 깊다. 2015년 1월 필리핀 남부 삼보앙가에서 70대 한국인을 납치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필리핀 인근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 해역에서 한국 국적 화물선을 습격, 한국인 선장 박모씨를 납치했다. 박씨는 민다나오 섬 인근 외딴 섬에 감금됐다가 지리한 몸값 협상 끝에 86일 만인 지난 1월 풀려났다. 최근에도 필리핀 당국은 아부사야프가 필리핀 남부해역에서 한국 선박 납치를 기도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한국에 통보한 바 있다.

필리핀의 이슬람국가(IS) 추종 무장단체 마우테를 이끌었던 오마르 마우테(왼쪽)과 압둘라 마우테 형제의 수배전단지 사진. [사진 필리핀 당국]

필리핀의 이슬람국가(IS) 추종 무장단체 마우테를 이끌었던 오마르 마우테(왼쪽)과 압둘라 마우테 형제의 수배전단지 사진. [사진 필리핀 당국]

지난 5월 남부 민다나오섬 마라위에서 무장폭동을 일으킨 주범 단체 ‘마우테’의 지도자 형제 중 오마르 마우테도 사살됐다. 형제는 중동에서 돌아와 필리핀에서 상대적으로 무슬림인구가 많은 민다나오섬에서 IS 추종 세력을 형성해 왔다. 형제 중 압둘라 마우테의 소재나 상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마우테의 마라위 기습 점거 이후 계엄령과 유혈 진압작전으로 치달았던 필리핀 사태가 종식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마라위 시에선 40여 명의 반군이 민간인 50∼100명을 인질로 잡고 저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에 따르면 지금까지 교전으로 반군 822명, 정부군·경찰 162명, 민간인 47명 등 총 1031명이 사망했다. 또 마라위 시와 인근 도시의 주민 등 약 40만 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필리핀 민다나오섬 마라위시

필리핀 민다나오섬 마라위시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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