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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호텔 돈 든다고"…반려동물, 연휴 길수록 더 많이 버려져

중앙일보

입력

지난 여름 휴가철 주인을 잃어버린 유기동물. [연합뉴스]

지난 여름 휴가철 주인을 잃어버린 유기동물. [연합뉴스]

연휴가 길어질수록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장인 추석 연휴 기간 반려동물 유기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8배나 급증했다.

실시간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인핸드’에 따르면 지난 1~11일 보호 중인 동물은 1815마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234마리를 보호하고 있었다.

특히 올해 설 연휴(1월27~30일)에는 321마리가 버려졌다. 징검다리 휴일로 월차를 낼 경우 최대 9일이 됐던 5월 연휴(4월29일~5월7일)에는 2120마리가 주인을 잃었다.이는 연휴가 길어질수록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더 많다는 의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유실·유기동물 8만9733마리 중 휴가철(7~8월)에 버려진 동물은 약 20%(1만8029마리)에 달했다.

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휴가지에 일부러 반려동물을 버리고 오거나, 동물병원이나 애견호텔에 동물을 맡겨놓고 찾으러 오지 않는 일이 많다고 한다. 연휴 기간 사람이 많은 곳에 반려동물을 데리고 갔다가 실수로 잃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박운선 동물보호단체 행강 대표는 “연휴 기간에는 평상시보다 2~3배 가까이 많은 유기 동물들이 접수된다”며 “반려동물을 호텔에 맡기면 돈이 들고, 본인이 데리고 다니기는 불편하다는 심리가 작용해 버리는 이들이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 4항에 따르면 동물을 유기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하지만, 내년 3월부터 개정법이 적용돼 300만원으로 상향조정된 과태료를 물게 된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주인이 찾아가지 않는 유기동물은 안락사 된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기르는 교육을 하고,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펫 시터 문화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헌호 대구일보 기자 shin.he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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