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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폭발사고 “안전관리 제대로 안한 탓”…5명 영장

중앙일보

입력

지난 8월 21일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직후 사고 선박 앞에 쌓여 있는 선박용 페인트 모습. 송봉근 기자

지난 8월 21일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직후 사고 선박 앞에 쌓여 있는 선박용 페인트 모습. 송봉근 기자

해경이 지난 8월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에서 발생한 폭발사고의 책임을 물어 원청인 STX조선해양과 하청업체 관계자 5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해경,STX조선해양과 협력업체 등 5명의 구속영장 신청 #현장 안전관리와 관리 감독 소흘히 해 4명 사망 판단 #"방폭 기능 안되는 방폭등에 유증기 유입돼 폭발" 밝혀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13일 조선소장 조모(55)씨 등 STX조선해양 소속 4명과 사고 현장의 관리감독자였던 사내 협력업체 K기업 물량팀장이자 K기업의 하청인 M기업 대표 조모(57)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사고 현장의 안전 관리와 관리 감독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STX폭발사고 관련 브리핑 중인 해경. 위성욱 기자

STX폭발사고 관련 브리핑 중인 해경. 위성욱 기자

해경에 따르면 이번 폭발사고의 발화원인은 전기 스파크인 것으로 밝혀졌다. 폭발사고가 난 RO(잔류기름) 탱크는 가로 7.3m, 세로 3.7m, 높이 10.5m 크기로 제일 위쪽부터 1·2·3층으로 구분된다. 사망자 4명 중 3명은 3층에서 1명은 1층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폭발에 의한 화재로 질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그동안 폭발사고의 발화원인이 전기 스파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해왔다. 탱크 내부에서 전기가 사용된 곳은 방폭등(폭발을 방지하는 등)이 유일하다. 작업할 때 조명 역할을 하는 이 방폭등은 1층에 1개, 2층에 2개, 3층에 1개가 각각 설치돼 있었다. 이 중 2층 방폭등 1개는 사고 직후 깨져 있었다.

해경은 탱크 내부에서 도장작업을 할 때 발생하는 유증기가 실외로 제대로 배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폭 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이 방폭등 내부로 유증기가 들어가면서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STX조선해양 선박 건조 현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현장검증에 나선 국과수와 해경, 유가족 등.송봉근 기자

STX조선해양 선박 건조 현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현장검증에 나선 국과수와 해경, 유가족 등.송봉근 기자

해경 관계자는 “STX조선해양과 협력업체 모두 공정기간 단축과 영업이익 등을 앞세워 밀폐공간에서 작업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 안전 설비 설치와 안전규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구속영장이 신청된 5명 모두에게 검찰도 영장을 청구한 상태이며,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은 차후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선박의 내부 위치도. 위성욱 기자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선박의 내부 위치도. 위성욱 기자

앞서 지난 8월 20일 오전 11시37분쯤 STX조선해양에서 건조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RO 탱크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내부에서 도장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숨졌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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