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GDP 세계 10위권인데 … 규제 덫에 외국인 직접투자는 152위

중앙일보

입력 2017.10.16 03:00

업데이트 2017.10.1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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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비해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투자 촉진을 위해 기업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GDP 대비 외국인 투자 0.8% 그쳐
룩셈부르크 46%, 네덜란드는 12%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세계투자보고서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GDP 대비 FDI 비율은 0.8%였다. 세계 237개국 중 152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3위다. 전년도보다는 순위가 높아지긴 했지만 2000년 이후 꾸준히 순위가 하락해 여전히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FDI는 외국인 또는 외국 기업의 공장 건설 및 법인 설립, 지분투자와 배당금 재투자, 기업 간 자금 대여 등을 총괄하는 개념이다.

외국인 투자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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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은 “한국의 GDP 순위가 2000년 이후 10~14위를 유지한 데 비해 FDI는 계속 부진한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외 주요국에 비해 강한 규제와 기업하기 힘든 환경이 FDI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까지 FDI도 96억 달러(산업통상자원부 자료)로 지난해보다 9.1% 줄었다. 한국이 외국에 직접 투자한 비율(해외직접투자/GDP)이 지난해 세계 33위, OECD 14위로 2000년 이후 오르며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과 대조된다.

OECD 회원국 중 FDI가 가장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46.1%)였으며 이어 네덜란드(12.0%)·영국(9.8%)·아일랜드(7.6%)·벨기에(7.1%) 순이었다. 영국을 제외하고는 한국보다 GDP 규모가 작다.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전략을 펼치고 있는 룩셈부르크는 GDP가 한국의 4%에 불과하지만 FDI는 한국의 2.5배나 된다.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해도 한국의 GDP 대비 FDI 비율은 낮다. 한국보다 GDP 순위가 두 단계 높은 이탈리아는 1.6%, 한 단계 높은 캐나다는 2.2%, 한 단계 낮은 호주는 3.8%다.

한경연은 FDI 유치를 늘리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FDI는 경제 규모 및 1인당 소득 수준 같은 ‘수요 측면’과 낮은 임금, 저렴한 공장용지 가격, 풍부하고 값싼 원재료 등 ‘공급 측면’이 두루 영향을 미친다. 특히 규제와 세제 등 제도적 요인은 FDI에 직접적인 파장을 주는 변수이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수요 측면, 공급 측면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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