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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전기 수급 문제 부를 수 있어 … 독일은 신재생에너지로 부작용 덜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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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오늘 학술대회 여는 김황식 전 총리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탈원전 정책 신중론을 폈다. [장진영 기자]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탈원전 정책 신중론을 폈다. [장진영 기자]

“직업을 4번 이상 바꾸고, 직장은 15번 넘게 옮겨야 할 것이다.”

“직업 4번·직장 15번 바뀌는 시대 #독일의 직업 교육 벤치마킹 필요 #초등생들 프로그래밍 교육해야”

김황식(69) 전 국무총리는 13일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직장에 취직해 살겠다는 생각 자체가 어려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독일동문네트워크(ADeKo·아데코)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 전 총리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교육과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일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는 동문네트워크인 아데코는 16∼18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미래를 위한 기술’을 주제로 독일연방교육연구부·과학기술평가원·현대자동차·지멘스 등 정부기관과 기업인 500여 명이 참여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이 대회에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기차, 의료공학 분야의 기술 발전 전망은 물론 어떤 인재들을 길러내야 하는지에 대한 토의가 이뤄진다.

김 전 총리는 “독일은 분단의 역사뿐 아니라 부족한 자원을 기술력으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한국과 많은 유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독일의 자동차 회사들이 일제히 ‘전기차 시대’를 선언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과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전기차 부문에 각각 27조원, 13조 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2030년부터 화석연료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이 지난해 독일연방 상원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친환경차는 세계적 추세라 거스를 수 없다”며 “전기차충전소 등 인프라 확충과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등 정부가 더 적극적인 방안을 내놓고 업체들을 독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총리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충분한 전기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정책과 예산 분배도 고려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원자력발전 정책이 장기적인 틀에서는 맞겠지만 전기 수급의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의 경우 탈원전 정책의 추진과 보류, 그리고 재추진 등 정책 변동이 있었지만 우리보다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앞서 있어 부작용이 덜 할 것”이라며 “우리의 신재생에너지 기술 수준과 생산성을 잘 따져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현재 대학입시 중심의 공교육 제도를 비판했다. 그는 “이제는 초등학생들에게도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해야 할 시기인데 대입을 위한 사교육에만 얽매여 있다”고 했다. 그는 “독일의 경우 대학교육이 무료임에도 진학율이 40%다. 대신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직업교육을 충실히 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데코는 2006년 독일연방교육연구부의 프로젝트로 시작됐으며 이번이 아홉 번째 학술대회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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