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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자율주행차가 안내할 ‘삶의 혁명’ 5년 내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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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이사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이사

집·학교·사무실 등에서 우리 삶의 변화는 그 속도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듯하다. 그리고 자동차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변화와 더 큰 혁신을 위한 논의들을 바라보며, 과거 네 바퀴 물체가 인류에게 가져온 변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시점이다.

인간은 자력으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에 대한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실험과 실패를 거듭해 왔다. 동물의 힘을 빌려 움직이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이동수단 은 1770년에 이르러서야 자동차라고 정의할 수 있는 발명품으로 재탄생했다. 바로 증기기관이다.

이동수단의 역사에 있어 20세기의 시작은 1900년 다임러에 의해 드디어 본격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대로, 1908년 헨리 포드가 만든 모델-T에 의한 자동차 대중화 시대의 서막으로 기억될 수 있다. 이동수단의 발전이 인간의 삶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모하게 된 순간이었던 것이다. 이동시간 절약으로 얻은 교류와 소통의 증가라는 과실은 오늘날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의 모습과 닮아 있다.

한 세기 동안 내연기관을 기본으로 하는 자동차의 근간에는 큰 변화가 없이 엔진출력, 안전과 편의 장치, 연비향상 등으로 계속 발전을 추구해 왔다.

이런 우리의 삶에 어느 순간 엔진이 사라진 전기차가 등장하고, 머잖아 인공지능(AI)과 각종 전자장비들로 가득한 첨단 자동차가 곧 현실화된다고 한다. 그럴 수 있다. 다만 아직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 다만, 이동수단의 기술적 혁신이 가져올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성찰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인간이 운행에 개입하지 않는 이동수단의 등장이 우리 삶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내연기관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는 큰 변화일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의 등장이 바꾸어 놓을 우리의 삶을 상상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영화와 책을 보는 영화관과 도서관도, 모자란 잠을 보충하는 숙소도 될 수 있고, 가족과 연인에게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자동차는 더는 소유하는 ‘재산’이 아니고 공유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주유소 등은 미래 어느 순간엔 추억의 아이템이 될 것이다.

포드 본사에 의하면 완전 자율주행차라고 일컬어지는 단계인 ‘레벨 5’의 개발이 5년 안에 마무리된다고 한다. 최근 5년을 반추해 보면 아마도 그리 긴 시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큰 변화에 맞서 나름의 준비를 하기에는 많이 짧은 시간일 수 있겠다.

한 세기 만의 변화에 대처하는 가장 현명한 자세는 무엇일까. 그 시작을 함께 하고, 그 진보의 과정 안에 함께 하고 있는 것은 분명 흥분되는 일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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