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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계지’ 달인 차가 환절기 감기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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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김남선 원장의 한약 이야기

김남선 원장

김남선 원장

 계지는 계피나무로 알려진 육계나무의 어린 가지를 말린 것을 말한다. 맛이 맵고 달며 따뜻한 성질이 있다. 계지와 계피를 계수나무의 껍질과 가지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흔히 시나몬이라고 불리는 향신료와 기원 식물이 같다고 보면 되는데 계피나무의 수피를 가루로 만든 것이 계피가루, 즉 시나몬 가루다.

 한의학에서 계지는 방광경·폐경·심경에 작용하는 약으로 풍한사(風寒邪)를 없애고 기와 혈의 순환을 촉진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풍한사는 찬 바람을 맞아 병이 생기는 것을 의미하는 한의학 용어다. 현대의학으로 보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감기 정도가 되겠다. 계지는 발한해기(發汗解肌, 땀을 내어 병을 몰아냄), 산한지통(散寒止痛, 찬 기운을 몰아내고 통증을 없앰), 온경통양(溫經通陽, 몸을 따뜻하게 하여 양기를 소통시킴) 등의 작용을 한다.

 계지는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폴리페놀(Polyphenol) 성분이 풍부하고 발한·해열·진통·강심 작용 외에 항바이러스 작용, 항균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계지의 수용성 추출물인 시스플라틴(Cisplatin)은 세포 독성을 완화하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 때문에 항암제 연구에도 활용된다. 또한 계피나무의 주성분인 메틸하이드록시 챌콘폴리머(MHCP·Methyl Hydroxy Chalcone Polymer)라는 성분은 혈액 속 당을 세포 안으로 보내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과 유사한 작용을 한다.

 이렇듯 계지는 활용도와 효능 면에서 뛰어난 약재다. 그래서 수많은 한약 처방에 사용되곤 한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천식·COPD(만성 폐쇄성 폐 질환)를 치료하는 영동한의원에서는 계지가 들어간 처방을 활용해 기침으로 인한 통증과 염증을 개선한 사례가 많이 있다.

 환절기 아침저녁으로 부는 찬 바람을 쐬면 감기에 취약해지기 쉽다. 일상에서 계지를 건강관리를 위해 활용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감기 초기에 계지 10g을 1L의 물에 넣고 약한 불로 은근히 끓여 차로 마시면 효과가 좋다. 특히 몸이 붓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평상시 손발이 차고 식은땀을 잘 흘리며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산다면 생강과 계피를 넣고 차를 끓여 수시로 마시면 감기를 예방하고 몸이 따뜻해진다.

 계지는 여성 질환에도 많이 사용되는데, 하복부가 냉하고 생리통이 심한 증상을 개선하고 산후 출혈이 계속되거나 방광염이 반복되는 증상에도 응용해 사용하면 좋다.

 그러나 임신부가 계지를 섭취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혈압이 높거나 특정 향료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들은 복용 전 반드시 한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동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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