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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진드기' 감염자 급증에 올해만 42명 사망, "치료제 없다"

중앙일보

입력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이른바 '살인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증가세다.

2017년 벌써 42명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으로 목숨을 잃었다. 11월에도 발병하는 점을 고려하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사망자 19명보다 많이 늘어난 수치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치사율이 30%대로 비교적 높지만,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예방이 최선이다.

10월 13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 12일까지 국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환자는 192명이다. 2016년 같은 기간 135명보다 57명(42.2%) 늘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2013년 이후 증가 추세다. 2013년 36명, 2014년 55명, 2015년 79명, 2016년 165명 등이 감염됐다.

사망자 수는 2013년 17명, 2014년 16명, 2015년 21명, 2016년 19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지난 12일까지 42명으로 사망자가 급증했다.

[그래픽] '살인 진드기' 감염 사망자 올해 42명 '급증'

[그래픽] '살인 진드기' 감염 사망자 올해 42명 '급증'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매년 발병 패턴이 다르고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 대한 연구도 없어 살비제(살충제) 살포 등 방역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며 "인체 유해성 때문에 방역도 제한적이어서 치료제나 치료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시·도별 환자 수는 경기도가 34명으로 가장 많고 강원도 32명, 경북도 28명이 뒤를 이었다. 경기도 내에서는 북부지역에 집중됐다. 남양주 8명, 포천 6명, 가평 5명 순이다.

남양주에서는 10월 8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으로 의심되는 80대 여성이 숨졌고 남편은 위독한 상태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포천에서는 이 보다 앞선 지난 8월 70대 노인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으로 목숨을 잃었다.

사정이 이렇자 남양주시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예방 홍보와 방역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작은소피참진드기'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이며 고열과 구토, 설사 등 감기와 비슷한 증세가 나타난다. 특히 참진드기 유충 활동이 왕성한 9∼11월 야외활동이 많은 중장년과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1∼2주 잠복기를 거쳐 발열, 구토, 설사 등과 함께 백혈구·혈소판 감소 등이 나타난다.

진드기가 옮기는 바이러스 전염병인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 사진은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소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 서식한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 곤충의과학부 제공 = 연합뉴스 자료사진]

진드기가 옮기는 바이러스 전염병인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 사진은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소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 서식한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 곤충의과학부 제공 =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치사율이 30%대에 달한다. 이 때문에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살인 진드기로 불린다. 농작업, 등산 등 야외활동 때는 모자, 긴소매 상의, 긴 바지 등을 착용,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야외활동 후에는 샤워나 목욕 등으로 피부에 남아있을 수 있는 진드기를 제거해야 한다.

경기도 남양주풍향보건소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을 유발하는 작은소피참진드기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남양주시 제공=연합뉴스]

경기도 남양주풍향보건소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을 유발하는 작은소피참진드기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남양주시 제공=연합뉴스]

남양주시는 지난달 시내 병원장과 의사협회에 조기진단과 치료 등 협조를 요청했으며 농업기술센터와 농촌 지역 마을회관 등을 중심으로 예방수칙과 행동 요령을 홍보하고 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야외활동 후 2주 이내에 38∼40도의 고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있으며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만큼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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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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