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한반도 군사 개입은 재앙…상황 안정적 관리 최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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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하는 한-호주 외교ㆍ국방 장관들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한국과 호주 외교ㆍ국방 장관들이 13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3차 한-호주 외교·국방 장관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 머리스 페인 호주 국방장관. 2017.10.13 lee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국과 호주의 외교·국방장관들이 13일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서 북핵 대응 협력 합의 #"완전한 비핵화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 공동성명 채택 #송영무 "청일점 좀 돋보였나" 농담에 회견중 웃음 터지기도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호주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 직후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반도 상황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를 위시한 핵심 우방국들이 추가적인 긴장 고조나 우발적 군사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일치단결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는 것”이라며 “양국 외교·국방 장관은 한반도에서의 평화, 북핵 문제에 대한 기본 입장에서 100% 같이 한다”고 말했다. 양 측은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고 확고한 북핵 불용 원칙 하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머리스 페인 호주 국방부 장관은 한반도 위기론과 함께 제2의 한국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한 의견을 묻자 “한반도에서의 어떤 군사적 분쟁(military conflict)도 재앙적 결과를 낳을 것(catastrophic)”이라며 “이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뿐 아니라 세계에도 재앙”이라고 답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가능한 최고 강도의 제재를 북한에 가해야 한다는 점이고, 이런 제재가 북한의 생산·활동 핵심 분야들에 있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제재가 여의치 않아 대안을 생각한다면 이는 재앙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 장관 역시 “우리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개입이나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제재와 압박을 강조했다. 호주 정부가 2018 아시아축구연맹 19세 이하(U-19) 챔피언십 예선 참가를 위해 호주 방문을 원한 북한 축구 대표팀의 입국을 불허한 데 대해서는 “북한에 최대한의 경제적·외교적 압박과 제재를 가하려는 호주 정부 정책과 맞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며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에 최고의 압박을 가해 북한이 더는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말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고위 당국자가 남중국해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송 장관은 “국제사회에서는 항행의 자유가 어느 해역이든 보장돼 있으며, 특히 한국처럼 수출로 경제를 이끄는 나라에게 있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는 꼭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분야에 대해서는 해군 장교로서 확실히 이야기를 드릴 수 있다”고도 말했다. 정부는 그 간 “항해 및 상공 비행의 자유 보장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중요하다”는 수준의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2015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호주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 직후 장관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는 송 장관이 유일한 남성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2년 전인 2015년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2 때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만 여성이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풍경이었다. 이에 송 장관이 “청일점이라 좀 돋보였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던지자 여성 장관들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