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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Hot 영상] 원로들 모인 국회 상원 외통위, 심야 고성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국정감사 첫날인 12일 밤 10시30분경 국회 본관 5층 회의실에서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이었다.

“예의가 없어 예의가. 국회를 존중하세요”(자유한국당 윤영석 의원)
“이게 국회를 존중하는 자세야?”(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
“말 놓는거야 지금?”(윤 의원)
“비겁하게 본인도 없는 자리에서!”(김 의원)

각 민주당과 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두 의원 뿐 아니라 한국당 이주영 의원도 가세했다.

“그렇게 비난하고 갈 수 있냐고…. 지금 이순간부터 다 중지시켜!”

시곗바늘을 두 시간 정도 거슬러 돌려보자.
다음은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발언.

“코리아 패싱 그러면 마치 그 ‘어떤 사람이 죽었다’라든지 할 때 ‘패스트 어웨이(passed away)’ 이런 느낌 주지 않습니까? 국가가 멀쩡하게 있는데 마치 국가의 유고가 생긴 것처럼 그런 뉘앙스도 담겨있나요? 이런 기분나쁜 용어를 스스로 쓰는 예가 없을것 같지 않습니까? 이건 국가에 대한 언어 폭력인 것 같고요.”

추 대표는 “(강경화)장관님을 앉혀놓고 쏟아내는 표현도 그렇고, 이 자리에 없는 분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하는 수단이 언어폭력이나 모욕적이면 안 되는데,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향해 망나니 같다고 한다”고 야당 의원의 질의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망나니의 사전적 의미를 아시나. 죄인에게 칼을 휘두르는 사람이 망나니로, 입에 담아선 안 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이주영 의원이 앞서 문 특보의 일련의 발언을 겨냥해 “거의 망나니 수준의 위험 인물”이라고 표현한 것을 비판한 것이었다.

그러자 “야당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데 말꼬리를 잡아가지고, 코리아 패싱이 그게 외교적 언어인데 우리가 언제 대한민국을 유고라고 이야기했느냐”(한국당 홍문종 의원)는 반발이 이어졌다.

4차 질의가 시작된 밤 10시가 넘어 질의 순서가 된 이주영 의원은 “집권여당의 대표가 그런 식으로 (야당의원을) 매도하면 안된다”며 “(문 특보처럼) 위험한 말들을 쏟아내면 그게 바로 망나니에 해당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뒤 "집권 여당 대표지만 추미애 대표는 남의 눈에 티끌은 보이고, 자신의 눈에 있는 대들보는 보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앞서 추 대표가 ‘땡깡’, ‘(꼬리 자르기가 아닌) 머리 자르기’ 등의 실언으로 야당의 반발을 샀던 점을 언급한 것이다. 추 대표는 자신의 질의가 끝난 뒤 이미 자리를 뜬 뒤였다. 이 의원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가자 민주당 간사인 김경협 의원이 “비겁하게 본인도 없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하느냐. 도를 넘었다”며 질의에 끼어들었고, 이후 고성이 이어지는 시발점이 됐다.

추 대표의 발언으로 인해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지만 이미 자리를 뜬 추 대표. 박유미 기자

추 대표의 발언으로 인해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지만 이미 자리를 뜬 추 대표. 박유미 기자

심재권 외통위원장은 “의원님 상호 간 질의응답 시간이 아니다. 출석한 정부 부처를 상대로 질의해달라”며 말려보려해지만 이번엔 야당 의원들이 민주당 소속의 심 위원장에게 “진행을 공정하게 하지 못한다”, “추 대표가 발언할 때 개입해서 못하게 했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밤 11시 무렵 외통위 모습. 박유미 기자

밤 11시 무렵 외통위 모습. 박유미 기자

이날 외통위의 국정감사는 밤 11시15분경 끝이 났다. 북한의 거듭된 핵ㆍ미사일 도발로 외통위는 국감 첫날 관심이 가장 집중된 현장이었다. 그러나 결국 고성과 막말로 막을 내렸다. 국회 외통위는 평균 선수가 4선일 정도로 원로 의원들이 대거 모여 있는 상임위다. 위원 수는 총 22명. 이날 회의 끝까지 남아있는 의원은 13명 뿐이었다. 심재권 위원장을 비롯해 (앉은 순서대로) 민주당에선 김경협ㆍ강창일ㆍ박병석ㆍ이수혁ㆍ이인영 의원, 한국당에서는 윤영석ㆍ원유철ㆍ유기준ㆍ윤상현ㆍ이주영ㆍ최경환 의원,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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