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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되는 바른정당 내전…지상욱 “입에 칼을 물었으면 책임져라” vs 황영철 “독자행동 취할 것”

중앙일보

입력

바른정당 자강파와 통합파의 내전(內戰) 양상이 고조되고 있다. 바른정당은 13일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오전 당 회의를 열지 않은 채 서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사실상 결별을 염두에 두고 다음 단계를 위한 ‘명분 쌓기’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통합파는) 정말 편안한 길을 가겠다고 하는 분들로밖에 생각이 안 든다. 거기에 보수를 잡고 갖다 파는 건 보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그렇게 매번 편리한 대로 살면 국민들에게 버림받는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통합파의 행보에 대해 남에게 아첨하며 구차스럽게 얼굴을 꾸미는 행동을 가리키는 "'아유구용(阿諛苟容)'"이라고도 표현했다.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 [중앙포토]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 [중앙포토]

통합파의 리더인 김무성 의원도 공개 비판했다.

그는 “김무성 대표님. 지난 1월에 국민한테 사죄하고 그리고 새로운 정치 바른정치 혁신하겠다 지지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며 “말짱 도루묵 회귀하면서 왜 국민한테 얘기 안하고, '유승민 의원을 설득한다' 이런 얘기를 하나. 입에 칼을 물고 사는 정치인이라면 자기 한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성태 의원이 (바른정당) 사무총장을 하면서 김 의원 쪽 사람들로 많은 원외위원장이 채워졌다. 본인들의 새끼 아니냐. 힘들 때 와서 나와 같이 싸우자고 했던 그 사람들(통합파)이 한국당에 가면 원외위원장들은 아무 것도 못한다”.고 말했다. “보수의 새싹을 키우겠다고 해서 젊은 친구들이 당에 2만 명이나 들어왔는데 그 사람들은 ‘우리를 이용해 먹은 것이냐’고 한다. 청년 보수 새싹에게 제초제를 뿌리고 가면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정운천 최고위원 [연합뉴스]

정운천 최고위원 [연합뉴스]

정운천 최고위원도  “(자유한국당이) 의원들 빼가기를 하고 있다”며 “(탈당을 결행하면) 아마 (지난 5월 13명 의원의 탈당 때보다) 더 큰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1월 13일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정 최고위원은 “몇 분 나간다고 해서 우리가 전당대회를 못할 것은 없다”며 “(자강파는) 당 지도부의 결정대로 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파가 탈당해) 교섭단체가 안 되면 많은 힘을 잃기는 하지만 국민의 지지를 더 크게 받는다면 그 지지의 힘이 더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 [중앙포토]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 [중앙포토]

반면 통합파 측은 당대당 통합이 어려울 경우 개별 입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탔으니 논의가 동력을 잃지 않고 결과물들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자강파 설득이 안 될 경우엔) 통합을 바라는 의원들이 독자적으로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밝혔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통합파는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며 “10명 내외의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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