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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정수덕의 60에도 20처럼(11) 커피 달고 사는 분들, 이 병 조심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몸을 구성하는 물의 비율이 69%가 되지 못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탈수라 한다. [프리랜서 조상희]

몸을 구성하는 물의 비율이 69%가 되지 못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탈수라 한다. [프리랜서 조상희]

학창시절, 오래달리기를 하다 탈수 증상이 일어나 1시간가량 쓰러져 있었던 기억이 있다. 몹시 고통스러웠기에 30대가 된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수십 년 동안 ‘탈수현상’이란 것은 그렇게 급격히 몸에서 물이 많이 빠져나가 생기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커피 마신 양의 2배 수분 몸에서 배출시켜 #‘만성탈수’, 쉽게 피로 느끼고 노화도 촉진

그러다 몇 년 전 회사에 계신 의사 선생님과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감에 관해 얘길 나누다 ‘만성탈수’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만성탈수는 체중의 70%를 차지해야 하는 물이 2% 이상 부족한 사태, 즉 몸을 구성하는 물의 비율이 69%가 되지 못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만성탈수는 급성 탈수와 다르게 급격한 고통은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탈수증상이 있는 줄도 모른 채 건강상의 여러 문제를 동반하기에 이 또한 무서운 증세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감이 있다면 만성탈수를 의심해봐야 한다. [중앙포토]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감이 있다면 만성탈수를 의심해봐야 한다. [중앙포토]

물 2% 부족해 생기는 무서운 병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물은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사람의 몸에서 지방과 단백질의 절반이 사라져도 생명은 유지된다. 하지만 체내 수분의 10%만 감소해도 신체는 위험한 상태가 되고, 20~22%가 부족해지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물이 하는 역할 또한 다양하다. 신진대사 과정에서 생성하는 노폐물을 제거해 암 등 각종 질환을 예방해준다. 피부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영양소의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열을 낮춰 체온을 유지해주기도 한다.

또 각 세포와 조직, 혈액을 구성하는데 지방은 20~25%, 골격에는 10~25%, 근육은 75%가 물이다. 소화액의 형성부터 위와 장을 움직이게 하는 것까지 소화의 전 과정에서 물이 필요하지 않는 데가 없다.

그런데 현대인의 80%가 신체의 물부족 현상, ‘만성탈수'를 겪고있다. 아래는 만성탈수를 진단할 수 있는 질문들이다. 최근 한 달을 기준으로 평가해본다.

셀프 진단 ‘만성탈수’

물 마시기. [중앙포토]

물 마시기. [중앙포토]

-하루 평균 마신 순수한 물의 양 3잔 이하인가?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붓고 푸석한 느낌이 드는 날이 7일 이상인가?
-피부가 거칠게 느껴지고 화장이 잘 받지 않은 날이 7일 이상인가?
-일주일 동안 평균 배변횟수가 2회 이하인가?
-배변 시 힘을 과다하게 준 경우가 3회 중 1회 이상인가?
-음주를 지난 한 달간 4회 이상 했나?
-피곤하다고 느낀 날이 7일 이상인가?
-추위나 더위에 약하다고 느낀 날이 7일 이상인가?

위 문항에서 ‘그렇다’가 4개 이상 나올 경우 만성탈수가 의심된다. 사실 한국, 그중에서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만성탈수에 노출되기가 쉽다. 거리에 넘쳐나는 커피전문점 때문이다.

커피와 차를 달고 살면 이뇨작용이 촉진된다. 커피는 마신 양의 2배, 차는 1.5배 정도의 수분을 우리 몸에서 배출시킨다. 과당이나 첨가물이 들어간 음료도 몸에 안 좋긴 마찬가지이다. 마셔도 물처럼 신체 내부의 대사 작용을 돕지 못하고, 오히려 목이 덜 마른 것처럼 느끼게 해서 물을 덜 마시게 해 탈수를 유발한다.

커피는 마신 양의 2배 정도의 수분을 우리 몸에서 배출시킨다.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커피는 마신 양의 2배 정도의 수분을 우리 몸에서 배출시킨다.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무리 많은 이들이 걸렸더라도 대다수가 자각도 못 하는 만성탈수를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이 현상이 일상에 나타나는 각종 불편감의 원인이 되는 탓이다.

만성탈수는 특별한 이유 없이 피로를 야기한다. 몸은 각종 전해질을 세포 속으로 밀어 넣고 펌프를 돌려 에너지를 만드는데, 물이 부족하면 에너지를 만들 수 없어 자연히 피곤해진다.

소화되는 전 과정에 물이 필요하니, 만성탈수 시에는 변비 등 배변 활동에 말썽이 생기기도 한다. 또 수분이 부족하면 신진대사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원활하게 신체 곳곳에 전달되지 못해 몸이 늘어지고 짜증이 날 수 있다.

노화의 시계도 빠르게 돌린다. 기본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몸 속 수분의 비율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이 되었을 때 수정란의 97%는 수분이다. 성인기에는 70%를 유지하며, 50대가 되면 50% 정도의 수분이 우리 몸을 구성한다. 가만히 있어도 세월이 흐르면 빠져나가는 물을 충분히 공급해주지 않으니 몸이 퍼석퍼석해질 수밖에 없다.

몸속 수분이 부족하면 노화도 빨라진다. [중앙포토]

몸속 수분이 부족하면 노화도 빨라진다. [중앙포토]

다만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은 건 아니다. 체중에 따라 필요한 물의 양은 다른데, 자신의 체중에 30~33을 곱해 계산하기도 하고, (키+몸무게)/100으로 필요량을 구하기도 한다. 대개 성인 기준 2리터면 충분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물 섭취량은 1.5 ~ 2리터 정도이다.

일어나자마자 물 한 컵 마시기 

물을 건강하게 잘 마시려면 일어나자마자 한 컵을 마시기 시작한다. 이 때 마신 물은 위와 장을 부드럽게 자극해 소화기관을 활기차게 만들어 줄 것이다. 매 식사 30분 전 한 잔을 마시면 공복감을 줄여 과식을 막는다.

오후에 몸이 나른해지려고 할 때도 물을 두 컵 정도 마시면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에 1~2컵을 마셔주면 공복감을 달래기 좋다. 너무 많은 양을 한꺼번에 마시면 신장에 무리를 주니 적당한 양을 나눠서 마셔주는 걸 권장한다.

필자는 만성탈수와 물의 역할에 대해 자각한 이후로 매일 1.5 L 이상의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몸의 피로가 해소된 느낌이고, 소화 작용도 이전보다 확실히 개선되었다.

물을 많이 마시다 보면 물 비린내가 나기도 하고,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어 귀찮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물에 베이킹파우더로 씻은 깨끗한 레몬, 라임, 자몽 등을 한 조각 담가놓고 먹으면 상쾌한 향에 더해 비타민C까지 섭취할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시기 힘들다면 레몬 한 조각 넣어 마셔보자. [사진 fireworks]

물을 많이 마시기 힘들다면 레몬 한 조각 넣어 마셔보자. [사진 fireworks]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었지만 덕분에 쉬는 시간을 가지게 되니 업무 효율도 올라간 듯하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어 신체뿐 아니라 정신에도 좋은 물 마시기를 실천해 봄을 권한다.

건강하게 물 마시고 만성탈수 극복하기

1. 아래 3가지 계산법 중 하나를 정해 적정량을 마신다

(1) 체중에 30~33을 곱해 계산
(2) (키+몸무게)/100
(3) WHO 권장량 성인 기준 1.5~2리터

2.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 마신다.
기상 직후 - 아침식사 30분 전 - 점심 식사 30분 전 - 나른한 오후 - 저녁 식사 30분 전 - 잠들기 전 공복감이 들 때

3. 물을 즐겁게 마신다.
(1) 상큼한 과일수(레몬, 라임, 자몽, 청귤, 오렌지 등) 만들어 마시기
(2) 텀블러 등 물병에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넣어 기분 좋게 물 마시기

정수덕 눔코리아 총괄이사 sooduck@noom.com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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