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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WEEK]가을엔 단풍 말고 억새도 있다

중앙일보

입력

한국의 가을 진경은 단풍만 있는 게 아니다. 산등성이나 논밭 가장자리에 핀 억새꽃도 눈부시다. 단풍은 삽시간에 물들었다가 금세 져버리기 때문에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지만 억새꽃의 장관은 ‘상영 시기’가 길다. 9월 말 시작하는 전국의 억새 축제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이유다.

억새가 가을 소식을 전해왔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절정을 맞은 억새꽃을 반기는 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서울 하늘공원. [중앙포토]

억새가 가을 소식을 전해왔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절정을 맞은 억새꽃을 반기는 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서울 하늘공원. [중앙포토]

가장 먼저 억새 축제가 시작된 곳은 강원도 정선 민둥산(1118m)이다. 9월29일부터 10월29일까지 이어진다. 축제장을 아랑곳않고 산행을 즐겨도 좋다. 증산초등학교에서 출발해 정상을 찍고 발구덕으로 내려오는 여정이 일반적이다. 2~3시간 걸린다.

억새꽃은 9월 중순에 피어 11월 초에 대부분 진다. 올해는 가을 비가 많이 내려 일찍 질 거라 한다. 민둥산 정상 억새꽃이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억새꽃은 9월 중순에 피어 11월 초에 대부분 진다. 올해는 가을 비가 많이 내려 일찍 질 거라 한다. 민둥산 정상 억새꽃이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영남알프스에는 국내 최대 억새 군락지가 있다. 영남알프스는 경북 경주시·청도군과 경남 밀양시·양산시,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걸쳐 있는 산악지대를 일컫는 말인데 사자평과 간월재가 최대 군락지다. 표충사~흑룡폭포~재약산~사자평 코스, 간월재∼신불산∼영축산 코스가 가장 인기다.

간월재 부근에는 약 33만㎡의 억새밭이 펼쳐져 있다. [사진 울산시]

간월재 부근에는 약 33만㎡의 억새밭이 펼쳐져 있다. [사진 울산시]

호남 5대 명산에 드는 전남 장흥 천관산(723m)은 금빛 억새와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풍광이 매력적이다. 10월15일 억새제가 열린다. 오전 11시 산 정상인 연대봉에서 억새 제례가 열리고, 오후 1~3시에는 장천재에서 산사음악회가 열린다.

천관산 정상의 억새 평원. 다도해의 그림 같은 풍광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중앙포토]

천관산 정상의 억새 평원. 다도해의 그림 같은 풍광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중앙포토]

수도권에서는 포천 명성산(922m)의 명성이 높다. 단풍이 아름다운 산정호수가 가까워 억새와 단풍을 함께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다. 산정호수 상동주차장에서 출발해 비선폭포~등룡폭포를 지나는 길이 일반적이다. 10월13~15일 축제가 열린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억새 명산인 경기도 포천 명성산. [사진 포천시]

수도권의 대표적인 억새 명산인 경기도 포천 명성산. [사진 포천시]

산행을 하지 않고도 억새 군락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하늘공원이다. 10월13~19 서울억새축제가 진행되는데 12월 초까지도 억새꽃이 반짝인다. 단 축제기간에는 평소와 달리 야간에도 하늘공원을 개방한다. 낙조가 내려올 무렵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억새 군락을 본 뒤 색색 조명으로 물든 공원을 산책해보길 권한다.

해질녘에 만난 하늘공원 일몰 억새 풍경. [중앙포토]

해질녘에 만난 하늘공원 일몰 억새 풍경. [중앙포토]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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