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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딸 의식 회복해 조사 시작…스모킹 건 나올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학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 모씨가 9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구 중랑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중학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 모씨가 9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구 중랑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중생 살해 및 시신 유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9일 이번 사건의 여러 의혹을 풀 핵심 피의자인 어금니 아빠 이모(35·구속)씨의 딸(14)을 상대로 조사를 시작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 5일 검거 당시 수면제를 과다복용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이씨의 딸이 오늘 오전부터 점차 의식을 되찾기 시작했고, 조사가 가능한 상태로 보여 오후 3시부터 형사들이 병원에서 조사를 벌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말을 자유롭게 할 수는 없지만 질문을 듣고 ‘예’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의 딸은 이달 1일 오후 중랑구 망우동 집에서 자신의 초등학교 동창 A양의 시신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가방을 이씨와 함께 승용차에 싣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앞서 전날인 9월 30일 이씨의 딸은 A양에게 “같이 놀자”며 연락해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경찰은 A양이 이씨 부녀의 집에 들어간 시점부터 다음날 이씨 부녀가 승용차에 대형 가방을 싣는 시점 사이에 A양이 이씨에 의해 끈 같은 도구로 목이 졸려 살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일 경찰은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피해자 시신을 부검한 결과 끈 같은 도구로 목이 졸린 흔적도 발견됐다. 성폭행 등 다른 흔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씨는 사체 유기 혐의만 인정할 뿐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내가 자살하려고 준비해놓은 수면제를 (A양이) 잘못 먹어서 숨진 사고”라며 부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건 전반을 지켜봤을 목격자이자 피의자인 딸의 입에서 A양 피살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풀 핵심 진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여중생 살인 사건 피의자 이모 씨가 공개한 동영상. 이씨는 지난 달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인 영정 사진을 들고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캡처

지난달 27일 여중생 살인 사건 피의자 이모 씨가 공개한 동영상. 이씨는 지난 달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인 영정 사진을 들고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캡처

 이씨는 얼굴 뼈가 계속 자라는 희소병인 거대 백악종을 앓고 있다. 계속된 수술에 이씨의 치아 중 어금니만 남았다. 이씨가 2003년 최모(32)씨와 결혼해 낳은 딸도 같은 병을 앓는다는 사실이 2006년 12월 방송을 탔다. 그는 자신을 ‘어금니 아빠’라 칭하고 딸 치료비 모금 관련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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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씨는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달 5일 망우동 집에서 투신자살했다. 경찰은 최씨의 자살을 방조한 혐의와 최씨를 폭행한 혐의로 이씨를 내사하고 있었다는 사실 등이 이번 살인 사건을 계기로 추가로 알려졌다. 최씨가 이씨 모친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2009년부터 8년간 수차례 성폭행 당했다며 강원 영월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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