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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집에서 음란기구 발견…“성적학대 의심 흔적 포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강원도 영월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구속된 가운데 피해 여중생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집 안에선 음란기구가 다수 발견됐으며 한 달 전 숨진 아내에게도 지속적인 성적 학대를 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는 경찰의 말을 인용해 어금니 아빠로 알려진 피의자 이모씨가 살해한 10대 여중생의 몸에서 성적 학대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됐다고 8일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성적 학대 대상이 자신의 아내와 피해 여중생이었다”며 “수면제 성분의 약물하고 성폭행 건 때문에 사실상 부검을 한 것”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고개숙인 &#39;어금니 아빠&#39;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중학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39;어금니 아빠&#39; 이 모씨가 9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구 중랑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2017.10.9   see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고개숙인 &#39;어금니 아빠&#39;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중학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39;어금니 아빠&#39; 이 모씨가 9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구 중랑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2017.10.9 see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피해 여중생 시신의 1차 검안 결과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고 목 졸림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를 가학성 성적 취향의 소유자로 보고 있다.

동아일보도 경찰을 인용해 이씨의 자택에서 음란기구가 여럿 발견됐고 한 달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내도 성적 학대에 시달려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내 A씨(31)는 수년에 걸쳐 시어머니의 지인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남편 이씨에게 털어놨다. 이후 A씨는 영월경찰서에 가해자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강원 영월경찰서는 이씨의 아내 A씨가 지난달 접수한 성폭행 피해 고소사건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이씨의 아내 A씨는 지난달 1일 의붓 시아버지(이씨의 계부) B씨(59)에게 2009년부터 8년간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경찰은 고소장을 낸 A씨가 지난달 6일 서울 중랑구 자택 5층에서 투신해 숨지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영월경찰서 관계자는 “A씨가 숨지면서 성폭행 고소 사건의 진위여부를 가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A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이나 피고소인 추가 조사 등을 통해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투신 직전 A씨가 이씨에게 폭행까지 당한 점을 감안, 이씨가 A씨의 자살을 방조했을 가능성을 두고 내사를 벌였다. A씨가 남긴 A4 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엔 A씨가 어린 시절부터 가족 등 여러 사람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고백이 담겨 있다.

유전성 거대 백악종 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이씨는 자신과 같은 병을 갖고 태어난 딸을 위해 후원금을 모으며 살아가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씨는 치료 후유증으로 어금니 1개 밖에 남지 않아 ‘어금니 아빠’로 불려왔다. 하지만 이씨는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에 집 2채, 독일산 외제차 2대와 국산 고급차 1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5일 서울 도봉구의 다세대 주택에 숨어있던 이씨와 그의 딸을 체포했다. 두 사람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경찰은 의식을 되찾은 이씨를 추궁해 6일 B양의 시신을 강원 영월의 야산에서 찾았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씨를 8일 오전 병원에서 데려와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제외한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병원에서 진행된 조사에서 시신 유기는 인정했지만 살인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당시 이씨와 그의 딸은 수면제를 과다복용한 상태였다. 경찰은 이씨의 딸이 지난 1일 이씨가 여행용 가방을 차에 싣고 강원도에 갈 때 함께 있었던 점도 확인,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조사할 방침이다.

배재성 기자 hono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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