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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선 초반 자민당, 고이케 당 두배 차 따돌려

중앙일보

입력

“지금 (야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당선을 위해 신당을 만들거나 하는 합종연횡이다. 자민ㆍ공명당 연립정권이 과반수를 얻으면 당연히 총리 지명을 받는다.” (아베 신조ㆍ安倍晋三 총리)
“아베 1강(强) 정치를 바로잡기 위한 선택지를 보여주겠다. (자민당 비주류와의 연립은) 선거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이케 유리코ㆍ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

요미우리 투표당 조사서 자민 32%, 희망당 13% #희망당 열흘새 6%p 빠져...고이케 세몰이 주춤 #야권 난립으로 연립 여당에 유리한 선거 구조 #자민당 의석 대폭 감소 땐 아베 책임론 불가피

 8일 오후 일본 기자클럽 주최 당수 토론회. 집권 자민당의 아베 총리와 제1야당인 희망의 당 대표인 고이케 지사가 중의원 선거 전초전부터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두 사람의 이 발언은 10일 선거전에 들어가 22일 치러질 총선의 쟁점을 압축한다. 4년여 집권의 아베 수성(守城)인가, 아니면 희망의 당 중심의 새 정권 탄생이냐다. 고이케는 선거 불출마 입장을 밝힌 만큼 연정을 꾸려도 총리가 될 수 없다.

 8일 일본 기자클럽 주최 당수 토론회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옆 자리의 아베 신조 총리를 쳐다보고 있다. [지지통신]

8일 일본 기자클럽 주최 당수 토론회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옆 자리의 아베 신조 총리를 쳐다보고 있다. [지지통신]

 초반 판세는 자민당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희망의 당 세몰이는 주춤거리는 양상이다.
요미우리신문 7~8일 조사한 유권자의 비례대표 투표 정당 조사 결과, 자민당이 32%로 희망의 당(13%)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자민당은 이 신문의 지난달 말 조사보다 2%포인트 빠진 데 반해 희망의 당은 6%포인트 줄었다. 다음은 온건 좌파 계열 신당인 입헌민주당(7%)ㆍ공명당(5%)ㆍ공산당(4%)ㆍ일본유신회(3%) 순이었다.

 희망의 당에 대한 기대는 지난달 말 창당 때보다 식고 있다. ‘기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8%로 ‘기대한다’(36%)를 크게 웃돌았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2% 포인트 떨어진 41%였다. 이 조사는 아사히신문의 3, 4일 여론조사와 비슷하다. 비례대표 투표 정당 조사에서 자민당이 35%, 희망의 당이 12%를 기록했다. 289개 소선거구 지지 후보도 큰 차이가 없었다. 자민당 31%, 희망의 당 10%였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공명당과, 희망의 당은 오사카(大阪) 기반의 일본유신회와, 입헌민주당은 공산당과 선거 협력을 하고 있다.

8일 일본 기자클럽 주최 당수 토론회에서 야야 대표가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야마구치 가즈오 공명당 대표,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총리), 고이케 유리코 희망의 당 대표(도쿄도 지사),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 나카노 마사시 일본마음의 당 대표,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 마쓰이 이치로 일본유신회 대표(오사카부 지사), 요시다 다다토모 사민당 당수. [지지통신]

8일 일본 기자클럽 주최 당수 토론회에서 야야 대표가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야마구치 가즈오 공명당 대표,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총리), 고이케 유리코 희망의 당 대표(도쿄도 지사),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 나카노 마사시 일본마음의 당 대표,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 마쓰이 이치로 일본유신회 대표(오사카부 지사), 요시다 다다토모 사민당 당수. [지지통신]

 희망의 당이 정권 대안 세력으로서의 입지가 준 데는 여려가지가 얼켜 있다. 첫째는 급조 정당의 한계다. 지난달 창당 과정에서 개헌 찬성 등 보수 성향 인사만 받아들이면서 인재난을 겪고 있다. 선거 고시 하루 전까지 후보 선정 작업을 벌였다. 8일 현재 지역구·비례 공천 확정 후보는 200명으로, 많아야 중의원(465석) 과반인 233명 정도다. 희망의 당 단독 정권은 전원이 당선돼야 가능하다. 둘째는 고이케의 불출마 여파다. 총리 후보가 되는 길을 스스로 봉쇄하면서 반(反)아베 표심을 다잡지 못하고 있다. 고이케가 지난 7월 창당한 지역 신당(도민 퍼스트회) 소속 도쿄도 의원 2명이 고이케의 정치 수법을 비판하면서 최근 탈당한 것도 타격이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고이케식 극장 정치의 바람이 시들해지는 것도 고민거리다.

아베 신조 총리(오른쪽)가 지난 2일 도쿄의 한 선거구에서 연정 파트너인 야마구치 가즈오 공명당 대표와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지지통신]

아베 신조 총리(오른쪽)가 지난 2일 도쿄의 한 선거구에서 연정 파트너인 야마구치 가즈오 공명당 대표와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지지통신]

 현 추세대로라면 자민ㆍ공명당의 과반 확보가 유력하다는 분석들이다. 300명을 공천한 자민당은 각종 업계ㆍ협회의 조직표가 탄탄하다. 공명당은 지지 모체인 종교단체 소카가카이(創價學會)의 고정표가 700만표를 넘는다. 여기에 야권 후보는 난립하고 있다. 제 1야당이던 민진당이 희망의 당, 입헌민주당, 무소속의 셋으로 갈라지면서 반 아베 세력이 분산됐다. 전체 선거구의 70%인 210 선거구에서 연립여당 단일 후보와 복수의 야권 후보가 대결하는 만큼 구조적으로 여당에 유리하다.

고이케 유리코(가운데) 희망의 당 대표가 7일 도쿄 긴자에서 선거 협력을 하기로 한 마쓰이 이치로(왼쪽) 일본유신회 대표와 유세를 하고 있다. [지지통신]

고이케 유리코(가운데) 희망의 당 대표가 7일 도쿄 긴자에서 선거 협력을 하기로 한 마쓰이 이치로(왼쪽) 일본유신회 대표와 유세를 하고 있다. [지지통신]

 그렇다고 현재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연립여당의 절대 우위 국면도 아니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40%대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아베 내각의 사학재단 특혜 의혹에 대한 비판 여론도 강하다. 아베 피로 현상도 무시하기 어렵다. 연립 여당이 과반을 유지해도 자민당 의석(현재 286석)이 크게 줄면 당내에서 아베 책임론과 교체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고이케가 희망의 당 총리 후보를 지명하지 않는 모호성의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고이케가 선거 후 국회 총리 지명 투표에서 고이케가 자민당 비주류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전 간사장이나 노다 세이코(野田聖子)총무상을 밀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이케는 두 의원의 지역구에 희망의 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다. 선거전은 결국 아베와 고이케의 한판 승부인 셈이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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