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시대와 대한제국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축제가 13일부터 각각 막을 올린다.
‘강동선사문화축제’·‘정동야행’ 13일 시작 #선사인으로 변장한 주민 1600명 퍼레이드 #120년 전 대한제국 선포식 고스란히 재현 #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에선 13~15일 ‘제22회 강동선사문화축제’가 열린다. 암사동 유적(사적 제267호)은 국내 신석기시대 최대 집단취락지다. 8호선 암사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이 곳에는 6000년 전 선조들이 살았던 주거지 형태 등이 재현돼 있다.
축제는 암사동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소망등 점등식으로 시작된다.
축제의 백미는 14일 천호공원에서 암사동 유적까지 1.8㎞구간에서 이어지는 ‘원시 대탐험 거리퍼레이드’다. 매머드·공룡·시조새 조형물과 함께 신석기시대 선사인 복장을 한 주민 1600명이 거리로 나온다. 이를 위해 이날 오후 5시부터 8시 30분까지 올림픽로 일부 구간(천호공원~선사사거리) 양방향 차량을 통행을 막는다.
퍼레이드에 앞서 같은 날 열리는 ‘바위절 마을 호상놀이’(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0호)도 볼거리다. 호상(好喪)놀이는 출상하기 전날 상여(시체를 장지로 운반하는 제구)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슬픔에 잠긴 상주들을 위로하기 위해 빈 상여를 메고 노래하는 민속놀이다.
축제 마지막 날인 15일엔 신석기시대의 주 식량이었던 도토리를 재료로 죽을 만드는 먹거리 행사도 마련된다.
정동야행(貞洞夜行)은 13,14일 서울 중구 정동 일대 역사문화 시설 35곳에서 펼쳐진다.
2015년부터 매년 봄·가을 정동 일대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10월 12일)을 기념하는 다양한 체험 행사를 마련했다. 대한제국 선포 의식에서 쓰인 푸른 옥으로 팔찌를 꾸미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또 황제 즉위식 날 밤 한양을 온통 밝혔다는 색등도 만들어 볼 수 있다.
평소 일반 개방을 하지 않는 시설을 만나는 것이 야행의 매력이다. 아름다운 한옥과 정원을 품고 있는 성공회 성가수녀원은 13일 오후 2~4시, 19세기 양식의 옛 공사관 건물이 빼어난 영국대사관은 같은 날 오후 3~5시 공개된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은 14일 오후 8시부터 30분 간격으로 미디어파사드(건물 외벽에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 아트)를 선보인다.
14일 오전 10시 30분 덕수궁·서울광장에선 서울시 주최로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 재현행사’가 개최된다. 이날 재현식은 고종이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하늘에 제사를 지낸 후 황제에 등극하는 ‘고천제’로 시작된다. 고종황제 즉위식과 국호 조선을 ‘대한(大韓)’으로 고쳐 대한제국의 탄생을 선포하는 의식도 잇따라 선보인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