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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대통령입니다”…‘명절 없는’ 국민에게 격려 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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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일 추석 명절을 맞아 각 분야에서 ‘명절 없이 일하는’ 국민에게 격려 전화를 했다.

‘화해치유재단’ 해산 요청에 “살펴보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 #40여명 대피시킨 소방관에게는 “본인 안전도 잘 지켜달라” #독도경비대장에게는 “국민과 함께 노고를 기억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명절 없이 일하는’ 국민에게 격려 전화를 했다. [중앙포토, 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명절 없이 일하는’ 국민에게 격려 전화를 했다. [중앙포토, 허진 기자]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1시간 15분 동안 ▶남극세종과학기지의 유일한 여성대원이자 최초의 남매 월동 대원인 이재일 선임연구원 ▶지난 8월 14일 독립 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 참석했던 김복동 위안부 피해 할머니 ▶10월 4일이 생일인 육군 훈련병 유용석의 부모 ▶서해5도 특별경비단 김운민 순경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서울시 다산콜센터의 이하나 상담원 ▶서울 홍익지구대 주연화 경사 ▶전남 해남소방서 김평종 고금 119안전센터장 ▶예비 6남매의 아버지이자 그룹 VOS의 가수 박지헌 ▶연휴에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선유고등학교의 70세 이강율 당직기사 ▶13공수여단 장윤성 대위 ▶여성긴급전화 ‘1366’ 최은미 상담사 ▶독도경비대장 엄상두 경감 등 12명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독도를 방문해 독도 경비대원을 격려하던 모습.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독도를 방문해 독도 경비대원을 격려하던 모습. [중앙포토]

가수 VOS 박지헌의 가족 사진. 박지헌은 아들 세명과 딸 둘을 키우는 다섯 아이의 아빠다. 곧 여섯째가 태어난다. [사진 박지헌 인스타그램]

가수 VOS 박지헌의 가족 사진. 박지헌은 아들 세명과 딸 둘을 키우는 다섯 아이의 아빠다. 곧 여섯째가 태어난다. [사진 박지헌 인스타그램]

김복동 할머니는 한ㆍ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만들어진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현재 정부에서 화해치유재단 활동 전반에 대해 살펴보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전남 완도 탱크로리 폭발사고 때 소방대원 등 40여명을 대피시켜 인명 피해를 막았던 해남소방서 김평종 센터장에게는 “본인의 안전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내년 2월 여섯째를 맞게 되는 가수 박지헌씨에게는 “현재의 행복한 모습 그 자체가 사회적 인식 변화에 큰 역할이 되고 있다”고 격려했다.

13공수여단 장윤성 대위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근무가 더욱 어려울텐데 대통령으로서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고, 장 대위는 “저희가 최선을 다해야 평화 통일이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네 자녀 중 첫째와 둘째 아이가 아파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장 대위의 말을 들은 문 대통령은 “완벽하지는 않아도 국민들이 고통을 겪지 않도록 국가가 뒷받침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고 부대변인은 전했다.

“명절이 다가오면 가족 간의 갈등이 표출돼 상담 문의가 많아진다”는 최은미 상담사의 말을 듣자 문 대통령은 “여전히 명절 음식 장은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이제는 남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가 생겨야 할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독도경비대 대장 엄상두 경감과의 통화에선 “국민들과 함께 독도경비대의 노고를 기억하고 있다”며 “독도의 접안 시설에 가까워질 때면 대원들이 거수경례로 사람들을 맞아주는데, 이에 국민들이 무척 뭉클해 한다.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모든 대원들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 역시 ‘명절 없이 일하는’ 쪽에 가깝다. 연휴 기간 동안 지방에 있는 전통마을에 방문하는 등 휴식을 주로 취하긴 하지만 긴급 상황 발생에 대비해 항상 국정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교통방송에 일일 교통 통신원으로 출연해 “이번 명절에 특별한 계획이 없다”며 “청와대에서 차례를 지낼텐데, 고향에 못가고 성묘를 못해서 조금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또 대비할 일이 있겠죠. 대비할 일은 대비해 가면서 쉬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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