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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함께 향유하는 ‘유쾌한 위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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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1호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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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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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수놓는 서울거리예술축제2017

사상 유례없는 장기 추석 연휴가 다가오니 온통 여행 계획으로 들떠있다.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서울을 지켜야 하는 시민들도 풀죽을 것 없다. 늘 거닐던 삶의 터전 서울 거리를 색다른 볼거리, 즐길거리로 가득 채워줄 ‘서울거리예술축제2017(10월 5~8일 서울광장 및 도심일대)’이 ‘유쾌한 위로’를 선사할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2003년 하이서울페스티벌로 시작한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초기 서울의 역사적 전통에 기반한 축제로 출발했지만 2012년부터 문화복지 차원에서 모든 공연을 무료로 개방하는 거리예술 중심의 축제로 거듭났다. 공연장을 못 가는 시민들에게도 양질의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해외 유수의 거리예술 작품을 엄선해 작품성에 방점을 찍어왔다. 그런데 올해부턴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부터 다시 축제를 주최하게 된 서울문화재단 주철환 대표의 색깔이 뚜렷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축제 직전 부임해 사실상 관람객에 머물렀던 주 대표는 당시 “예술적으로 훌륭한 프로그램들을 관통하는 테마가 필요하다”며 “향후 ‘핵심주제’가 있고 ‘시민참여’가 활발한 축제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던 포부를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서울거리예술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명실상부 서울시민의 문화향유권과 행복추구권을 만족시키는 알토란 잔치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종석 예술감독도 “거리축제가 많지만 우리의 차별성은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라며 “대도심에서 펼쳐지는 세계 유일의 거리축제인 만큼 세종대로·서울광장 등 한국을 대표하는 공간에 걸맞는 프로그램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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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레임

키프레임

기둥

기둥

마사지사

마사지사

올해의 ‘핵심주제’는 바로 ‘유쾌한 위로’다. 2015년 노인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호평받았던 프랑스 예술단체 ‘컴퍼니 아도크’가 프랑스와 한국의 청년을 9명씩 캐스팅해 청년문제를 소통하는 국제협업 프로젝트 ‘비상’(10월 6~7일 청계천로)을 비롯해 본 공연 대부분이 ‘위로’를 키워드 삼고 있다.

광화문 광장을 대형 전시장으로 만드는 프랑스 그룹 ‘랩스’의 설치미술형 퍼포먼스 ‘키프레임’(9월 28일~10월 8일)도 미술영재 중고생들과 워크숍을 진행해 광화문 촛불 파도 등 서울시민의 움직임과 소리를 반영한다. 스페인 아티스트 호안 까딸라의 ‘기둥’(10월 5~8일 서울광장)은 가장들에게 보내는 위로다. 무용·서커스·연극을 넘나드는 배우 혼자서 관객들과 함께 커다란 나무 기둥을 세우며 집을 지어가는 과정을 연출한다.

국내단체인 비주얼씨어터 꽃(CCOT)의 시민 공동체 퍼포먼스 ‘마사지사’(10월 5~8일 무교로)도 주목된다. 거리의 마사지사로 교육받은 시민 공연자들이 일반 관객을 참여시키는 종이 마사지 퍼포먼스로, 상처받고 지친 이들의 영혼을 종이 마사지로 달래주는 독특한 공연이다. 영국·스페인 등 유럽전역에서 초청받는 대표적인 한국의 거리예술공연으로 자리잡았다.

참여를 넘어 시민들이 아예 주인공이 되는 기획프로그램도 충실하다. 7일과 8일 청계광장에서는 ‘시.작: 시민들이 만드는 작은 축제’라는 이름으로 시민예술가와 예술동아리들이 어우러지는 각종 무대가 오후 내내 계속된다. 8일 세종대로에서 펼쳐지는 폐막 프로그램 ‘끝.장.대.로’는 국내 유일의 합법적 댄스 버스인 ‘춤추는 버스’, 거리에서 문화동창회를 열고 우승팀에게 회식비 100만원을 지원하는 ‘유쾌한 학교’, 남녀노소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어울리는 ‘싸프 로-라장’ 등 흥겨운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세계적 거리예술공연을 공수해오는 성대한 개폐막작도 놓칠 수 없다. 아르헨티나와 영국, 스페인에 기반을 둔 록밴드 ‘뒤샹 파일럿’과 공중 퍼포먼스 팀 ‘보알라’의 개막작 ‘무아레’는 5~6일 서울광장 하늘을 환상적인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5일에는 이승환 밴드도 함께 무대에 올라 흥을 더한다. 스페인과 한국의 불꽃놀이 팀이 인디밴드 아시안체어샷의 음악에 맞춰 불꽃난장을 벌이는 폐막 공연도 놓칠 수 없다. 세종대로에서 서울광장까지 수놓는 다양한 불꽃 퍼레이드가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글 유주현 객원기자 yjjoo@joongang.co.kr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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