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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엔 규제 탄력 적용, 정부 정책이 유전자가위 개발 큰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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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레이철 하울위츠.

레이철 하울위츠.

레이철 하울위츠(32·사진) 카리부바이오사이언스 최고경영자(CEO)는 유전자가위 기술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기업 중 하나인 미국 바이오기업 ‘카리부바이오사이언스’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유전자 가위 권위자로 노벨화학상 유력 후보인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와 함께 3세대(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개념을 창안한 논문을 썼고, 카리부를 공동창업했다. 29일 기초과학연구원(IBS)·네이처가 공동개최한 ‘유전체 교정 콘퍼런스’에서 강연한 하울위츠 사장을 이날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인터뷰했다.

하울위츠 미국 바이오기업 CEO #대기업 투자가 자금난에 숨통 #연구·산업 연계된 분위기도 도움

하울위츠 교수는 “카리부바이오사이언스가 자리 잡기까진 대기업의 투자와 미국 정부의 신기술 허용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카리부바이오사이언스를 창업한 2011년 말엔 3세대 유전자가위는 연구실에서나 볼 수 있는 개념이었다. 사업성을 아무도 믿지 않던 때 노바티스와 듀폰에서 연락이 왔다. 이들이 유전자가위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실패 가능성보다는 크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위험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카리부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대기업의 에인절 투자가 선도 바이오기업 탄생의 산파 역할을 한 셈이다. 카리부는 지금까지 4150만 달러(약 47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신기술에 대한 규제를 선별적으로 적용한 미국 정부도 마중물이 됐다. 카리부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가뭄이나 병에 강한 콩·밀을 개발했다. 최근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의 안정성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미국 농무부는 유전자가위로 특정 DNA를 제거한 옥수수를 GMO로 분류하지 않았다. 하울위츠 사장은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면서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이 세계 식량 위기에 맞서는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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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유전자공학 관련 산업이 발달한 배경으로 그는 ‘연구와 동시에 산업적 활용성을 고민하는 문화’를 꼽았다. 하울위츠 사장은 “특히 연구진이 도전하다 실패해도 도전 자체를 ‘영광의 상처’로 여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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