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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추천 부모님 건강 챙기기⑤눈

중앙일보

입력

추석을 앞두고 중앙일보와 서울아산병원이 제시하는 '꼭 체크해야 할 부모님 질환'의 다섯 번째는 실명을 부르는 '눈 질환'입니다. 눈은 나이가 들면서 가장 타격받기 쉬운 곳입니다. 감각 기관 중 유일하게 나이를 드러내는 '노안(老眼)'이란 표현도 있지요. 영어로는 'presbyopia'라 하는데 'presby' 역시 노년을 뜻하는 말입니다.

실명 유발하는 녹내장·백내장·황반변성 #가까운 곳 안 보여 '노안' 착각하기도 #주요 증상·손상 부위·치료법 각각 달라 #백내장은 시력 많이 떨어질 때 수술 택해 #녹내장, 안압 낮추는 약물 치료가 일반적 #황반변성, 항산화제 섭취로 예방 가능해

  노안은 보통 40대 중반부터 찾아옵니다. 눈의 조절 기능이 떨어져 가까운 거리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를 노화 때문이라고 가볍게만 보면 자칫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눈 질환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픽=김현서 기자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기자 kim.hyeonseo12@joongang.co.kr

  직장에서 퇴직한 뒤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67·여·서울 종로구)씨는 몇 달 전부터 메뉴판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노안이 온 줄 알고 돋보기를 썼습니다. 그래도 글씨가 안 보여 눈을 찡그리고 인상을 썼습니다. 그런 모습을 본 딸이 정씨를 데리고 안과에 갔습니다.

  정밀 검사 결과 노안이 아니라 녹내장이었습니다. 녹내장이 오면 시야가 좁아집니다. 하지만 너무 천천히 진행돼 노안으로 착각한 겁니다. 계속 방치했다면 실명할 수 있었습니다. 녹내장을 비롯해 나이 들어 생기는 황반변성·백내장도 실명을 부르는 대표적인 눈 질환입니다.

그래픽=김현서 기자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기자 kim.hyeonseo12@joongang.co.kr

  눈 질환만큼 '눈에 잘 띄는' 증상도 없습니다. 백내장·녹내장·황반변성은 각각 원인 부위도 다르고 치료법도 차이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주의해야 할 3대 눈 질환을 김명준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소개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김명준 교수

서울아산병원 안과 김명준 교수

눈앞이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병이다. 인간의 눈을 카메라에 비유하면, 투명한 수정체는 카메라의 렌즈와 같다. 눈의 초점을 조절해 사물을 선명하게 잡아준다. 렌즈가 뿌옇게 변하면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없는 것처럼 백내장이 오면 물체가 뿌옇게 보이고 시력이 떨어진다.

  백내장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수록 수정체는 딱딱하고 불투명해진다. 60세 이상 70%, 70세 이상 90%가 백내장 증상을 경험한다. 당뇨병·자외선·스테로이드 약물 등도 수정체에 악영향을 미쳐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노안이 생긴다. 백내장·녹내장·황반변성 등도 주의해야 한다.·[중앙포토] ·

나이가 들면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노안이 생긴다. 백내장·녹내장·황반변성 등도 주의해야 한다.·[중앙포토] ·

  백내장이라도 생활이 불편하지 않으면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시력이 너무 많이 떨어져서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일 때 수술하는 게 좋다. 부분 마취를 한 뒤 초음파 기구로 백내장이 생긴 수정체를 빼내고 인공 수정체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수술 시간은 20~40분 정도로 짧고 한 달 쯤 지나면 시력이 대부분 회복된다. 한 번 넣은 인공 수정체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평생 사용한다. 최근에는 가깝거나 먼 물체를 모두 잘 볼 수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도 개발돼 쓰이고 있다.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녹내장'

  녹내장은 시신경의 문제다. 시신경은 눈에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한다. 시신경이 손상되면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물체를 바라볼 때 보이는 영역의 크기)가 좁아지는 녹내장이 발생한다. 녹내장 초기에는 쳐다보는 곳의 바깥 부분(주변 시야)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를 의식하지 못해 뒤늦게 병을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든 뒤 ▶계단을 헛디뎌 넘어지거나 ▶문턱·간판에 자주 부딪치고 ▶운전 중 표지판·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녹내장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녹내장은 안압(눈의 압력)이 높아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녹내장 치료도 이 안압을 낮추는 약물을 쓰는 게 일반적이다. 눈에서 안압을 유지하는 액체(방수)가 잘 빠져나가게 돕거나 방수를 덜 만드는 안약으로 안압을 낮춘다. 먹는 약도 있지만 부작용이 커서 잘 쓰지 않는다. 약물 부작용이 심하거나 효과가 적을 때는 레이저나 수술 치료를 택하면 된다. 둘 다 방수가 잘 빠져나가게 통로(유출로)를 확보해 안압을 낮춘다.

사물이 뒤틀리고 까매지는 ‘황반변성’  

  망막은 눈 안쪽에 있는 얇은 신경막이다. 이 곳에서 빛이 전기 신호로 전환돼 뇌로 전달된다. 카메라로 치면 '필름'에 해당하는 부위다. 황반은 망막 중심부에 시세포(視細胞)가 밀집된 곳이다. 황반변성은 이런 황반에 노폐물이 끼거나 비정상적으로 혈관이 자라면서 시력을 갉아먹는 질환이다. 미국 등 서구에선 65세 이상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황반변성이 오면 사물이 정상(1)으로 보이지 않고 일그러져 보이거나(2) 중심에 검은 반점(3)이 생긴다. [중앙포토]

황반변성이 오면 사물이 정상(1)으로 보이지 않고 일그러져 보이거나(2) 중심에 검은 반점(3)이 생긴다. [중앙포토]

  황반변성이 오면 시력이 떨어지고 보려고 하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인 노안과 달리 가까운 곳과 먼 곳 모두 안 보인다. 또한 쳐다보는 부분이 어둡게 보이거나(중심암점) 사물이 뒤틀려(변시증) 보인다. 예컨대 앞 사람 얼굴을 보려고 하는데 정작 눈·코·입은 까맣게 보이고 그 주변의 몸통·팔·다리만 눈에 들어오는 식이다.

  황반변성으로 시력이 손상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따라서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정기적으로 안과를 찾아 망막 검사 등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황반변성은 빨리 치료할수록 효과가 크다. 특히 최근에는 비정상적인 혈관 생성을 막는 주사가 개발돼 황반변성 치료에 쓰이고 있다. 병의 진행 상태나 재발 여부에 따라 4~6주 간격으로 반복해서 치료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추석은 부모님 건강 챙길 때

  황반변성 예방에는 비타민C·E, 비타민A(베타카로틴) 등 항산화제가 도움이 된다. 다만 신장 결석(비타민C), 중풍(비타민E), 폐암 확률이 높은 흡연자(베타카로틴)는 각 성분이 병을 악화시킬 수 있어 의사와 상의한 뒤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서울아산병원 권고 체크리스트 10>
①심장·혈관(심장내과 이승환 교수)  
②뇌졸중(신경과 권순억 교수)
③치매(신경과 이재홍 교수)  
④귀(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
⑤눈(안과 김명준 교수)
⑥무릎관절(정형외과 이범식 교수)
⑦임플란트(치과 안강민 교수)
⑧잇몸병(치과 김수환 교수)
⑨만성질환(노년내과 이은주 교수)
⑩건강한 노년을 위한 운동(재활의학과 김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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