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통닭 1000마리 제공…MB 멋진데~" 댓글 단 청와대 파견 軍 사이버사 요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앙포토]

[중앙포토]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 2명이 청와대 경호처로 파견돼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명목은 청와대 경호처 '사이버 보안 강화'였지만 심리전단에서 차출됐고 1명은 청와대에서도 정치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이버사 530 심리전단 소속 요원 윤모 주무관과 정 모 하사가 2011~2012년 청와대 경호처로 파견됐다.

윤 주무관과 정 하사는 '사이버 안전 전문요원'이라는 명목으로 청와대에 파견됐으나 군 사이버사 재직 시절 사이버 심리전을 수행하는 등 비전문 인력이었다. 이들의 청와대 파견은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승인한 사항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2012년 10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평도를 방문해 관측소에서 북측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이 2012년 10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평도를 방문해 관측소에서 북측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윤 주무관은 2012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언을 담은 기사에 "옳으신 말씀입니다. 종북세력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라는 댓글을 달았고, 이 전 대통령이 연평도 군부대를 방문해 통닭 1000마리를 공수했다는 내용의 기사에서는 "대통령 멋진데~"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 근무 시간 중, '박원순은 퇴출당해야 한다'는 설문에 투표했다며 관련 링크를 온라인상에 남기거나 "종북세력은 정치·사회·교육 각 분야에 존재하는 것 같다. 모조리 뿌리 뽑아야 한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2012년 대선 후에도 윤 주무관은 박근혜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댓글과 트위터 글을 20건 이상 작성했다.

2015년 1월 사이버사의 선거 개입에 대한 군 검찰수사가 이뤄지면서 윤 주무관은 군무원으로서 정치 댓글을 다수 작성한 사실이 적발돼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철희 의원은 "비전문가인 심리전단 요원의 청와대 파견은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청와대가 사이버사가 일심동체가 돼서 군의 정치 관여 활동을 지원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