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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의 모스다] (30)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은 몸 뿐일까 : 아마추어가 바라본 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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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11개월 만에 다시 출전한 대회는 '꼴찌 탈출'이라는 좋은 결과와 함께 많은 걱정거리를 남겼다. '다음 라운드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그나마 가장 얕은 수준의 걱정이다. '다음 라운드에 나갈 수 있을까' 직장인 드라이버에게 시간과 경제적 여유는 운전실력 못지않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 중 하나다. '좋은 성적'보다 '출전'에 의의를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7 엑스타 슈퍼챌린지 4라운드에 출전한 박상욱 기자가 주행 준비중이다. [중앙포토]

2017 엑스타 슈퍼챌린지 4라운드에 출전한 박상욱 기자가 주행 준비중이다. [중앙포토]

때문에 지난 기록에 대한 리뷰도, 향후 대회에 대한 계획도 모두 '지속 가능한 성장'이 모토다. 어떻게 하면 더 '여유'를 찾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더 '여유'를 찾게 될까.

['지불 가능한 수준'과 접점 찾기]

대회에 참가하려면 지정된 타이어를 구매, 장착해야 한다. 박상욱 기자

대회에 참가하려면 지정된 타이어를 구매, 장착해야 한다. 박상욱 기자

대회에 참가하려면 지정된 타이어를 구매, 장착해야 한다. 통상 각 브랜드의 고성능 타이어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신발보다 싼' 타이어는 먼 나라 얘기다. 물론, 평소 주행에서도 안전을 위해 신발보다는 비싼 타이어가 낫겠지만 말이다.

동일한 타이어라고 할지라도 규격에 따라 타이어의 가격대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안 그래도 비싼 축에 속하는 고성능 타이어인데 인치와 폭에 따라서도 가격이 널을 뛴다. 이같은 널뛰기가 가장 쉽게 체감되는 구간은 17~18인치. 비슷한 폭일지라도 17인치냐, 18인치냐, 불과 1인치 차이로 100만원(1대분, 4짝 기준)이 넘느냐 안 넘느냐가 갈린다.

타이어의 폭 역시 225, 245, 265 각 20mm의 차이로 가격대가 큰 차이를 보인다. 1인치와 2cm. 일상에선 보잘것없는 '틈'이 '가능'과 '불가능'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일상 주행도 마찬가지지만, 스포츠 주행 등 모터스포츠를 즐기는 경우 전륜 타이어는 후륜 타이어 대비 빠른 마모율을 보인다. 또, 고성능 타이어가 뛰어난 그립을 자랑하는 만큼 일반 타이어 대비 마모가 빠른 것은 당연한 일.

앞뒤 타이어의 폭을 동일하게 하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에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타이어의 좌-우 교환뿐 아니라 전-후 교환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엔 순정 상태의 휠이라고 할지라도 전후 휠의 림폭과 타이어의 폭을 달리 하는 경우가 많아 이 역시 쉽지 않다.

[지갑은 최고의 선생님?]

잘못된 운전 습관은 타이어의 파손으로 이어진다. 박상욱 기자

잘못된 운전 습관은 타이어의 파손으로 이어진다. 박상욱 기자

슬픈 얘기지만 '경제적 압박'은 지난 2017 엑스타 슈퍼챌린지의 챌린지D 클래스에 출전해 꼴찌를 탈출하게 된 주요 원동력 중 하나였다. 지나친 욕심과 잘못된 습관으로 과거 스포츠 주행에선 '타이어 뜯김' 현상이 빈번했다. 트레드가 반이나 남은 상황에서 타이어의 사이드월이 뜯겨 버려진 타이어만도 3짝에 달했다. 서킷을 자주 찾았던 것도 아니기에 '가기만 하면' 뜯겼던 셈이다. 인제스피디움 트랙 특성과 맞물려, 사이드월이 뜯긴 타이어는 모두 좌측 전륜.

올해 대회에 나서며 가장 큰 압박은 다름 아닌 타이어였다. 17인치에서 18인치로 사이즈가 커지며 비용 또한 커졌다. 이전처럼 사이드월을 뜯어가며 차를 타면 안 될 일이었다. '덜 쓰고 빨리 달릴 수는 없을까'에 대한 고민은 먼저 타이어에서 시작했다. 고성능 타이어로 서킷에서 가감속과 선회를 이어나가는 만큼 타이어의 마모는 불가피한 일이지만, 불필요한 타이어의 소모나 파손은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잘못된 운전 습관은 타이어의 파손으로 이어진다. 박상욱 기자

잘못된 운전 습관은 타이어의 파손으로 이어진다. 박상욱 기자

귀에 못이 박히게 조언을 듣고, 관련 영상도 찾아보며 공부했건만 트랙에만 올라서면 습관은 다시 나오곤 한다. 욕심 부리며 진입하고, 그로 인해 라인이 부풀어 스티어링휠을 더 돌리고, 또 욕심에 가속 페달을 과도하게 일찍, 많이 밟고… 그런데 이같은 잘못된 습관은 17인치에서 18인치로 휠 사이즈가 커지자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휠 사이즈가 커지면서 덩달아 늘어난 타이어 비용이 최고의 선생이었던 셈이다.

서킷을 달리다 보면, 머릿속엔 두가지 미터기가 돌아간다. 랩타임과 돈이 바로 그것. 덕분에 지난 대회에서 종종 스키드음은 들었을 지언정 "득득득" 언더스티어와 함께 타이어가 뜯겨 밀려나는 소리는 들어볼 수 없었다.

[랩타임과 지갑이 윈-윈하는 방법을 찾자]

모터스포츠 다이어리 연재 이전(파랑)과 이후의 드라이빙을 비교해봤다. [중앙포토]

모터스포츠 다이어리 연재 이전(파랑)과 이후의 드라이빙을 비교해봤다. [중앙포토]

이같은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고 해서 이전보다 타이어의 횡그립을 덜 사용한 것일까. 타이어가 뜯길 정도로 주행했던 당시 측정된 횡G는 -1.23~1.25G였다. 반면 사이드월 방어에 성공했던 당시의 횡G는 -1.49~1.42G를 기록했다. 단순히 최고치만 높았던 것도 아니었다. 높은 횡G를 유지하고 있던 시간도 늘었다. 그만큼 타이어가 지닌 본래의 성능을 이전보다 더 올바르게 사용했다는 뜻이다.

감속에서도 차이가 났다. 매 감속 시마다 소위 '풀브레이킹'으로 1G 안팎의 종가속도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0.2G 적은 종가속도를 기록했다. 감속이 이뤄진 위치는 비슷했으나 그 정도가 달랐던 것. 더 적은 브레이킹으로도 충분히 감속할 수 있었고, 덕분에 각 코너에서 더 큰 횡그립을 사용할 수 있었다. 타이어가 지닌 그립(접지력)의 총량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아직 '정답'을 찾기까진 한참 남았지만, 적어도 매 코너 '풀브레이킹'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드러난 순간이다.

모터스포츠 다이어리 연재 이전(파랑)과 이후의 드라이빙을 비교해봤다. [중앙포토]

모터스포츠 다이어리 연재 이전(파랑)과 이후의 드라이빙을 비교해봤다. [중앙포토]

이는 랩타임뿐 아니라 유지 비용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매 코너를 앞두고 풀브레이킹을 할 경우, 브레이크 시스템 전반이 열에 의한 피해를 입게 된다. 이전 코너에서 받은 열을 식힐 새도 없이 다음 코너에서 또 다시 열을 받아 브레이크 시스템이 수용할 수 있는 열용량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브레이크 패드 소모가 빠른 것은 당연한 일. 그나마 패드는 캘리퍼 등 시스템의 손상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물론, 여전히 덜 쓸 여지는 남아있다. 과도한 욕심을 거둘 부분이 아직도 많은 것이다. 충분한 연습을 통해 '욕심 버리기'에 익숙해질 수 있다면, 보다 적은 타이어 소모와 브레이크 소모에도 불구하고 기록은 더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덜 쓰면서 빨리 달릴 수 없을까'라는 우문에 대한 답, 적어도 직업이 아닌 취미로 스포츠주행을 즐기는 수준에선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차량과 지면이 접촉하는 유일한 파츠인 타이어가 지닌 한계는 명확하다. 하중과 서스펜션 구조 등으로 차량이 지닌 한계 또한 마찬가지. 이를 불필요하게 벗어나거나 반대로 한계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달린다면 당연히 좋은 랩타임이 나올 수 없다.

이전 주행 대비 타이어 데미지가 현격하게 줄었다. 기록 단축과 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박상욱 기자

이전 주행 대비 타이어 데미지가 현격하게 줄었다. 기록 단축과 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박상욱 기자

과도한 가속 또는 감속, 그리고 스티어링휠 조타는 결국 랩타임의 '로스(Loss)'를 부르고, 이는 곧 돈의 '로스'로 이어진다. '효율'을 좇는 일은 랩타임과 지갑 모두가 윈-윈하는 방법인 것이다.

[아마추어가 바라본 프로…한국인 최초 美 인디 드라이버 최해민]

미국 인디라이츠 대회에 출전 중인 최해민 드라이버 [사진 인디라이츠 홈페이지]

미국 인디라이츠 대회에 출전 중인 최해민 드라이버 [사진 인디라이츠 홈페이지]

이렇게 랩타임과 지갑 사이에서 타협하는 사이, 뛰어난 기량의 프로 카레이서들은 어떨까 궁금해졌다. 레이스에 집중해 철저한 자기관리와 훈련을 거듭하는 그들인 만큼, 그에 걸맞는 지원을 받을 수 있을 터. 미국 인디 레이스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한국인 드라이버인 최해민 선수를 만나봤다.

인디(Indy) 레이스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비롯된 모터스포츠로, 차량의 모습은 포뮬러와 비슷하게 오픈휠·오픈콕핏 구조를 보인다. 인디 레이스 중 최상위 클래스라고 할 수 있는 '인디카시리즈(IndyCar Series)'는 미국프로풋볼(NFL) 못지 않은 인기를 구가한다. 포뮬러 최상위 클래스인 F1과 달리 지정된 섀시와 엔진을 사용해 드라이버의 기량이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F1 월드 챔피언인 페르난도 알론소가 시즌 내내 "GP2(하위 대회)급 엔진 같다"며 팀의 파워트레인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것과 같은 일이 인디카에선 벌어지지 않는 이유다.

지난해 열린 2016 인디라이츠 Freedom100에 출전한 최해민 선수. 경기 종료를 목전에 두고 아쉽게 리타이어했다. [사진 인디라이츠 홈페이지]

지난해 열린 2016 인디라이츠 Freedom100에 출전한 최해민 선수. 경기 종료를 목전에 두고 아쉽게 리타이어했다. [사진 인디라이츠 홈페이지]

최해민 선수가 활약중인 클래스는 인디카시리즈의 바로 하위 클래스인 '인디라이츠(IndyLights)'다. 모든 팀과 드라이버들은 댈러라(Dallara)가 만든 섀시와 마즈다-AER이 공급한 파워트레인을 사용한다. 2리터 직렬 4기통의 직분사 싱글터보 엔진은 6단 시퀀셜기어와 맞물려 450마력의 출력을 뿜는다. 추월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50마력의 힘을 추가로 낼 수 있어 최고 출력은 500마력에 달한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인디라이츠는 닛산·인피니티가 만든 3.5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을 사용했지만 포뮬러와 마찬가지로 다운시리즈 대열에 동참했다.

[페잉(Paying) 드라이버냐 페이드(Payed) 드라이버냐]

패스토 말도나도 [사진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패스토 말도나도 [사진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아마추어 드라이버와 프로 드라이버의 차이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막연하게 떠올렸던 답은 '돈을 쓰면서 차를 타느냐, 받으면서 타느냐의 차이'였다. 말 그대로, 돈을 지불하며 차를 타는 '페잉(Paying) 드라이버'냐, 반대로 '페이드(Payed) 드라이버'냐는 차이 말이다. 많아야 두 달에 한 번 꼴로 서킷을 찾는, 월급을 열심히 아끼고 또 아껴 대회 한 번 나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직장인 드라이버다보니, '프로 드라이버는 본업(本業) 드라이버'라는 생각을 가졌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F1에서 한 때 '페잉 드라이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일이 있다. 잦은 충돌사고로 '서킷 위의 터미네이터'라며 '말도네이터'라고 불린 패스토 말도나도 등 페잉 드라이버의 사고 유발이나 F1에 걸맞지 않은 퍼포먼스 등으로 다른 드라이버와 팬들의 눈엣가시가 된 것이다. 현재 페라리에서 활약중인 세바스티안 베텔은 지난 2010년 챔피언에 오른 직후, 2011년 시즌을 앞두고 "몇몇 페잉 드라이버는 '움직이는 장애물'과도 같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에 페잉 드라이버는 '실력은 없는데 돈으로 F1을 타는 드라이버'라는 오해를 사게 됐다.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이유로 F1을 포기하거나 하위 클래스에서 F1으로 올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수록 편견은 더욱 커졌다. 페잉 드라이버는 정말 금수저이자 낙하산인 것일까.

["프로 드라이버, 자신을 세일즈 하는 것도 능력"]

2016 인디라이츠 6, 7라운드 경기 장면. 리버리에서 스폰서십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사진 인디라이츠 홈페이지]

2016 인디라이츠 6, 7라운드 경기 장면. 리버리에서 스폰서십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사진 인디라이츠 홈페이지]

최해민 선수는 USF2000, 프로마즈다챔피언십에 이어 인디라이츠까지 미국 인디 레이스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오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최상위 클래스인 인디카시리즈 뿐. 우리나라에서 포뮬러와 GT 챔피언을 차지하고, 미국을 향해서도 차근차근 정도(正道)를 걷는 중인 것이다. 그런데 단계를 거듭할 수록, 실력뿐 아니라 스폰서십 등 '자금을 불러모으는 능력'도 드라이버가 반드시 지녀야 할 자질이 된다는 것이 최 선수의 설명이다.

"인디라이츠 선수의 절반 이상이 페잉 드라이버"라는 최해민 선수의 말은 프로 드라이버에 대한 관점과 '페잉 드라이버'에 대한 편견을 단번에 뒤흔들었다. 인디라이츠 중계 장면을 다시금 떠올려봤다. 모든 레이스카가 화려한 리버리로 가득찼던 DTM(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이나 F1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곳곳에 후원사 로고가 노출된 레이스카도 있는 반면, 인디라이츠 타이틀 스폰서인 마즈다와 쿠퍼타이어의 로고만이 자리한 차량도 있다.

미국 인디라이츠 대회에 출전 중인 최해민 드라이버 [사진 인디라이츠 홈페이지]

미국 인디라이츠 대회에 출전 중인 최해민 드라이버 [사진 인디라이츠 홈페이지]

그는 "이는 인디라이츠뿐 아니라 인디카도 마찬가지"라며 "개인이 얼마만큼의 스폰서십을 모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돈을 받아야 직업인 것 아니냐"라고도 할 수 있지만, 미국 프로 모터스포츠에서도 이는 흔치 않다는 것이다. 또, '금수저' 또는 '낙하산'으로 불리는 페잉 드라이버도 있지만 대다수는 "실력과 열정을 갖고 자신의 돈과 스폰서십을 통해 구한 자금으로 레이스에 뛰어든 선수들"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페잉 드라이버 출신 가운데 성공적으로 프로 무대에 안착해 훌륭한 성적을 거둔 선수도 다수 있다. 전설적인 F1 드라이버인 아일톤 세나, 니키 라우다는 물론 페르난도 알론소 역시 포뮬러 커리어를 페잉 드라이버로 시작한 것. 팀의 입장에서도 페잉 드라이버는 점차 필수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레이스카의 개발비와 연구 인력 등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는 데에 있어 재정적 도움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차를 잘 타는 것부터? 탈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부터!]

2017 엑스타 슈퍼챌린지 4라운드에 출전한 박상욱 기자가 주행 준비중이다. [중앙포토]

2017 엑스타 슈퍼챌린지 4라운드에 출전한 박상욱 기자가 주행 준비중이다. [중앙포토]

3년차 아마추어 카레이서로서 다음 라운드에도 출전하는 것 자체는 하나의 도전이다. 경기 일정은 어떻게 잡힐지, 근무 일정은 어떻게 될지, 갑자기 목돈을 써야 할 일이 생기진 않을지, 여러 변수들이 많은 만큼 '꾸준한 출전'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적 면에서도 꾸준한 출전은 중요한 요소다. 각 라운드에서의 순위도 중요하다. 하지만 전체 라운드 중 절반도 채 소화하지 못할 경우, 이를 합산한 종합 순위에선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지속적인 출전 또는 연습이 없다면 매 라운드에서도 좋은 기록을 얻을 수 없다.

2015년, 아마추어 모터스포츠에 처음 입문한 입장에서 같은 해 인디라이츠에 데뷔한 프로 드라이버를 만나 얻은 결론도 이와 같았다. 다음 라운드에서 운전석에 오를 수 있도록 만는 것 역시 드라이버의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인 것. 열악한 스폰서십으로 최 선수의 2017 시즌 대회 출전수는 '0'이다. 당연히 시즌 포인트도 마찬가지.

다음 라운드에 출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드라이버의 능력 중 하나다. 박상욱 기자

다음 라운드에 출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드라이버의 능력 중 하나다. 박상욱 기자

인터뷰를 앞두고 '아마추어의 눈으로 바라본 프로'라는 부제를 떠올렸을 당시엔 전혀 예상치 못한 결론이다. 문득 대회를 전후해 '왜 사서 고생이냐'며 주변으로부터 걱정 또는 핀잔을 듣던 일이 떠오른다. 이에 대한 답은 단순했다. "좋으니까." 전복을 캐거나 물고기를 잡으려고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것이 아니고, 상금을 타거나 메이저 오픈에 출전하려고 골프를 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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