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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신명의 장, '안성 바우덕이' 축제 속으로 얼쑤~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안성에서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신명나는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줄타기 모습. [사진 안성시]

경기도 안성에서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신명나는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줄타기 모습. [사진 안성시]

경기도 안성 남사당패를 이끌던 ‘바우덕이’(1848~70)는 조선시대 대표 예술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남사당패는 본래 남성 예인들이 주축을 이룬 유랑 집단이다. 이런 무리의 꼭두쇠(우두머리)를 여성이 맡았으니 재주가 어느 정도 뛰어났을지 짐작할 수 있다. 여성 꼭두쇠는 바우덕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한다.

28일~10월2일 안성맞춤랜드서 열려 #세계민속축전기구 공식축제 지정돼 #예인 바우덕이 관련 프로그램 눈길 #아찔한 줄타기 남사당놀이 등 풍성

바우덕이는 또 1865년(고종 2년) 경복궁 중건 작업에 지친 백성들을 위한 공연을 펼친 뒤 흥선대원군으로부터 옥관자를 하사받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관자는 망건에 다는 단추 모양의 고리다. 고위직일수록 옥과 같은 고급 재료를 사용하는데 옥관자는 정3품을 나타낸다. 요즘으로 따지면 차관보 아래 관리관쯤이다.

이런 바우덕이 이름을 내건 신명의 한마당이 2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안성시 보개면 복평리 안성맞춤랜드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안성맞춤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다.

지난해 열린 바우덕이 축제 길놀이(퍼레이드) 모습. [사진 안성시]

지난해 열린 바우덕이 축제 길놀이(퍼레이드) 모습. [사진 안성시]

우선 남사당과 안성의 인연은 이렇다. 돈이 오가는 전국의 큰 장터 등을 찾아다닌 유랑 집단 남사당이지만 안성 청룡사가 근거지였다. 당시 예인 중에는 과거 승려이면서 연희에 종사했던 재승(材僧) 출신도 있어 자연스레 사찰 인근에서 살았다고 한다.

또 조선 시대 때 안성은 충청·경상·전라 삼남 지방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교통 중심지였다. 삼남의 각종 생산물이 모이고 거래되던 큰 장이 열렸다. 남사당 공연 기획자인 곰뱅이쇠가 보기에도 안성 장은 훌륭한 공연장소였을 것이다. 사당패의 근거지인 경남 하동 역시 쌍계사·화개장터가 있다.

안성시는 2001년부터 풍자와 해학으로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던 남사당의 전통문화와 바우덕이의 예술정신을 계승·발전하기 위해 매년 축제를 열고 있다. 바우덕이 축제는 2006년부터 유네스코 공식자문협력기구인 세계민속축전기구(CIOFF)의 공식축제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에서 마당극이 열리고 있는 모습. [사진 안성시]

지난해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에서 마당극이 열리고 있는 모습. [사진 안성시]

올해 축제는 바우덕이를 주제로 한 여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조선후기 인기 연예인인 바우덕이의 후예를 찾는 선발대회를 비롯해 서민의 슬픔을 달래주던 바우덕이를 그린 창작 마당극 공연, 남사당놀이 체험, 바우덕이 캐릭터 소개 등이다.

바우덕이 선발대회 본선은 29일 메인무대서 열린다. 노래·춤실력으로 예선을 거친 안성시내 거주 10명의 여성이 본선에 올랐다고 한다.1등에게는 상금 200만원과 바우덕이 옥관자가 주어진다. 또 명예 꼭두쇠로 활동할 기회도 준다.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가 열리는 안성맞춤랜드 행사장(A 위치표시). [자료 네이버지도 캡처]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가 열리는 안성맞춤랜드 행사장(A 위치표시). [자료 네이버지도 캡처]

축제기간 옛 안성 장터 체험도 가능하다. 흥정꾼으로 북적이는 조선 시대 장터를 그대로 재현했다는 게 안성시의 설명이다. 중간중간 소달구지 이동, 어가행렬 등도 이어져 실감을 더했다. 장터에서 주전부리 등을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1964년 지정)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2009년 등재)인 남사당놀이는 덧뵈기(가면극)·줄타기·꼭두각시놀음·풍물놀이·버나(물체를 돌리면서 재주를 부리는 것)·살판(땅재주) 여섯 가지로 구성된 일종의 종합예술이다. 이중 백미는 보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하는 아찔한 줄타기.

바우덕이 축제 9월30일 일정. [자료 축제홈페이지]

바우덕이 축제 9월30일 일정. [자료 축제홈페이지]

매일 한 시간 씩 메인무대에서 남사당놀이가 펼쳐진다. 평일과 주말 공연시간이 달라 미리 일정표를 확인하면 축제를 즐기는데 도움이 된다. 일부 유료로 공연되는 남사당놀이도 있다.

바우덕이 축제 10월1일 일정. [자료 축제홈페이지]

바우덕이 축제 10월1일 일정. [자료 축제홈페이지]

이밖에 페루·볼리비아·멕시코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공연과 한가위 소원풍등 날리기, 맨손물고기 잡기, 우수 농축산물로 만드는 비빔밥 행사 등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임길선 안성시 문화관광과장은 “올해 바우덕이축제는 더욱 다양한 볼거리·먹을거리·즐길거리 3거리로 준비했다”며 “조선 시대 남사당놀이를 눈으로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우덕이와 관련한 민요도 전해진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줄 위에 오르니 돈 쏟아진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바람을 날리며 떠나를 가네”라는 내용이다. 한가위 연휴 안성에 바우덕이 바람이 분다.

안성=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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