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후 4년간 신입 채용 0명…경력 채용으로 노조 탄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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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MBC)이 최근 4년간 신입사원을 한 명도 채용하지 않고 경력직으로만 인력을 충원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제출받은 ‘MBC 인력 현황’에 따르면, MBC는 2012년 파업이 끝난 후 2013년부터 경력사원 291명을 채용했지만, 신입사원은 2014년부터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MBC 노조가 지난 4일 0시부터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서울 상암동 본사 광장에서 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김상선 기자

MBC 노조가 지난 4일 0시부터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서울 상암동 본사 광장에서 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김상선 기자

MBC는 2013년 134명이던 계약직 직원 수도 지난해 9월 현재 319명으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정규직 직원은 1590명에서 1576명으로 줄었다. 신입사원은 없고 퇴직자가 늘어난 데다 주로 계약직 형태로 경력사원을 채용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경력사원으로 채용된 직원의 상당수는 보도나 경영 부문에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이후 채용된 경력사원 256명 중 93명(36.3%)이 보도국에 배치됐고, 기획 및 경영 부문에도 74명(28.9%)이 채용됐다.

지난 8월 10일 게재된 MBC 채용공고. MBC 경영진은 논란이 일자 이후 채용 계획을 취소했다. [MBC 홈페이지 캡처]

지난 8월 10일 게재된 MBC 채용공고. MBC 경영진은 논란이 일자 이후 채용 계획을 취소했다. [MBC 홈페이지 캡처]

MBC 경영진은 지난 8월 노동조합이 방송 공정화를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가자 경력사원 공개채용 계획을 발표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취소하기도 했다.

고 의원은 이에 대해 “노동조합 탄압과 관련이 적지 않다”며 “권재홍 부사장도 2월 사장 면접에서 ‘계속해서 (경력사원을) 더 뽑아서 (일을 시키면) 안 될 사람들은 다른 데로 배치하는 수밖에 없다’며 경력사원 채용이 노조원 대체용임을 드러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실업이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시점에서, 공영방송으로서 갖춰야 할 사회적 책무를 망각한 행태”라며 “MBC가 하루빨리 정상화되면 채용방식도 신입사원 중심으로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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