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가 코앞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최장 10일 간 휴가를 쓸 수 있는 추석 황금연휴 기간에 우리 국민 100만 명이 해외로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9월 26일 밝혔다. 인생에 한번 찾아올까 말까 한 긴 연휴는 물론 반갑다. 하지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가정은 여행 계획을 세우는 도중 곤혹스러운 문제와 직면한다. 동물을 집에 혼자 두고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명절에 맡길 곳도 마땅찮아 여행 계획 차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2016년 반려동물 항공 여행 3만7000건 #대한항공, 반려동물 마일리지에 정액제 #아시아나, 기내 반입 기준 상향 조정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선택지도 있다. 국내 항공사뿐 아니라 외국 항공사도 반려동물 수화물(항공사에서는 반려동물을 기본적으로 수화물로 취급한다) 규정을 두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게 불가능하지 않은 시대다. 2016년에는 2015년보다 6014건 늘어난 3만7336건으로 19.2% 증가하기도 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려는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각 항공사도 반려동물 여행 서비스 혜택을 강화하거나 신설하면서 동물 손님 모시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대한항공은 2017년 5월 국적 항공사 중 최초로 ‘반려동물 마일리지’를 신설했다. 반려동물과 여행할 때마다 스탬프를 적립할 수 있는 제도로 편도기준 국내선은 1개, 국제선은 2개 스탬프가 쌓인다. 스탬프 6개를 모으면 반려동물의 국내선 요금 절반 할인, 스탬프 12개는 국내선 편도 무료 등의 마일리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대한항공은 반려동물 운송료를 ‘정액제’로 개편했다. 기존에는 국내선에 한해 무게에 따라 돈을 받았다. 국내선의 경우 1㎏ 2000원이었던 것이 일괄 2만원(기내)·3만원(화물)로 바뀌었다. 국제선은 요금이 외려 싸졌다. 한국~아시아 노선은 케이지 1개 당 15만원이었지만 변경 후 10만원이 됐다. 한국~미주 노선은 변경 전과 동일하게 케이지 1개 20만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 9월 1일부터 기내에 함께 탑승할 수 있는 반려동물 무게 제한을 7㎏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에는 반려동물과 케이스의 무게를 포함해 5㎏ 이하여야 기내에 동승할 수 있었다. 이제는 케이스 포함 무게가 7㎏ 이하면 기내에, 7㎏ 이상이면 특수 화물칸에 실으면 된다. 대체로 고양이 한 마리의 무게가 4~5㎏ 정도라 5㎏ 기준에 아슬아슬하게 걸렸던 반려묘 주인들이 특히 아시아나항공 정책 변경을 반긴다. 일반 수화물을 싣는 화물칸과 달리 반려동물 화물칸은 기압·온도 조절이 된다지만, 가족과 똑같은 반려동물을 화물칸에 싣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형항공사뿐만 아니라 저비용항공사 중에도 반려동물 운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이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다.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9월 8일부터 반려동물 기내 운동 무게 제한을 5㎏에서 7㎏로 높였다. 대신 제주항공은 기내 운송만 가능하고 화물칸에 실을 수는 없다. 반려동물 무게가 7㎏이 넘으면 제주항공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진에어는 B777 기종을 운항하는 노선에는 화물칸에 반려동물을 실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 해당 노선은 인천~괌, 인천~호놀룰루 등이 있다. 나머지 노선에는 반려동물 무게 5㎏ 이하일 때, 기내 반입만 가능하다.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