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경주라고 하면 불국사·석굴암, 포항 하면 호미곶·구룡포, 영덕 하면 삼사해상공원·강구항을 떠올린다. 반면 경북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 포항 두호동 화석산지, 영덕 화강섬록암 해안, 울진 성류굴…. 언뜻 보기에도 낯선 이름들이다.
올해 새롭게 인증 받은 경북 동해안 지질명소 19곳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울진 성류굴·포항 구룡소 등 #교육적 가치뿐 아니라 관광지로 찾아도 제격인 곳들
이들 장소의 공통점은 올해 새롭게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은 경북 동해안의 지질명소라는 점이다.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 이를 보전하고 교육·관광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해 환경부가 인증한 공원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선 국가지질공원 10곳이 지정돼 있다. 2012년 울릉도와 독도, 제주도가 지정됐고 2013년 부산, 2014년 경북 청송군, 강원평화지역, 무등산권이 인증됐다. 2015년에는 한탄·임진강, 올해는 강원고생대지역과 전북 서해안, 경북 동해안이 인증을 받았다.
새롭게 이름을 올린 경북 동해안의 지질명소는 모두 19곳이다. 경북 동해안 일대의 해안과 일부 낙동정맥을 포함하는 2261㎢ 면적이다.
^울진군 덕구계곡·불영계곡·성류굴·왕피천 ^영덕군 철암산 화석산·고래불 해안·원생대 변성암·영덕 대부정합·죽도산 퇴적암·경정리 백악기 퇴적암·화강섬록암 해안 ^포항시 내연산 12폭포·두호동 화석산지·호미곶 해안단구·구룡소 돌개구멍·달전리 주상절리 ^경주시 골굴암 타포니·남산 화강암·양남 주상절리군 등이 선정됐다.
환경부 지질공원위원회는 심의에서 경북 동해안에 퍼져 있는 선캄브리아기(지구가 탄생한 45억년 전부터 5~6억년 전까지)에서 신생대(6500만여년 전부터 현재까지)에 이르는 지질 다양성을 보여준다고 봤다. 다양한 암석, 여러 지질구조가 동해안의 우수한 경관과 각 지역별 특화 관광자원과 어우러지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기자는 지질명소 19곳 중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 포항 구룡소 돌개구멍, 영덕 대부정합, 울진 성류굴·불영계곡을 직접 찾아갔다.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이어서 교육적 가치만 높을 것이란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했다.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 주변으로는 공원이 조성돼 있고 해안절벽을 따라 산책로·출렁다리가 만들어져 있어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었다. 포항 구룡소 돌개구멍은 경북 동해안 중에서도 손꼽히는 경관을 자랑했다. 영덕 대부정합은 1억살의 바위와 18억살의 바위가 서로 맞닿아 있는 신비로운 장면을 볼 수 있다. 성류굴·불영계곡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뛰어난 경치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경북 동해안 국가지질공원을 찾을 이유는 또 있다. 지질명소 인근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주 양동마을, 역사지구 등이 있고 영덕 강구항 대게거리, 울진 금강송숲 등 유명 관광지가 즐비해서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경주 양동마을, 포스코, 영덕청소년해양환경체험센터, 울진 민물고기생태체험관 등 36개 장소도 비지질명소로 지정했다.
김진현 경상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이번 국가지질공원 인증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첫 단계인 만큼 내실 있는 국가지질공원 운영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에도 더욱 노력하겠다"며 "효율적 지질공원 운영으로 지역의 우수한 자연유산을 보전하고 이를 활용한 관광활성화를 통해 지역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포항·영덕·울진=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