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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리포트] 납치·살해 그후 17년 8세 딸 가슴에 묻은 애끊는 엄마의 편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세라에게 보내는 편지
(Letters to Sarah)
세라 페인 지음
존 블레이크

영국

세라야. 네가 실종된 지 17년, 네가 태어난 지는 25년이 됐구나. 너 없이 보낸 크리스마스가 너무도 많다.

슬픔에는 기한이 없더구나. 너를 기억하는 특별한 날도 필요 없었어. 매일 그런 날이었으니까.

하지만 이제 엄마는 네게 최상의 얘기를 들려줄 수 있겠다 싶다. 내가 그동안 내 인생을 살아왔다고…. 대부분 견디기 힘든 날들이었어. 하지만 행복한 날도 있었단다. 너에게 사과하진 않을게.

사람들은 말하곤 해. 만약 이런 일을 당했다면 절대 적응하지 못했을 거라고. 내가 아직 여기에 있는 걸 비난하는 것도 같아. 하지만 사실 난 널 위해서 적응해야 했어. 엄마인 내가 부서져 버리면 이런 식으로 널 되살릴 사람은 없으니까.

너에게 편지를 쓰면서 좋은 일만 전해주고 싶었지만, 삶이 꼭 그렇진 않더구나.

너의 유산을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이젠 알게 됐단다. 내가 너의 유산이란 걸. 그래서 사람들에게 우리 둘만 나눈 얘기를 들려주려고….

2000년 7월 영국에선 8살 여아 세라가 소아성애자에게 납치돼 살해됐다. 이를 계기로 소아 관련 성범죄자의 주소를 공개하는 ‘세라법’이 추진돼 부모 등이 아이가 만나는 사람의 성범죄 전과를 조회할 수 있게 됐다.

세라의 엄마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왔다. 세라가 읽지 못하는, 하지만 써야만 했던 편지다.

영국 베스트셀러 (9월 17일자·비소설·하드백)

① 샤프론 바커 대 실제 생활(Saffron Barker Vs Real Life), 샤프론 바커 지음, 호더=유튜브·소셜 미디어 스타가 ‘실제 자신과 다른 것은 시도도 하지 말라’고 당부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② 소년이 되지 않는 법(How Not to Be a Boy), 로버트 웹 지음, 캐논게이트=감정을 숨겨야 남자답다던 시대에 시를 좋아하고 운동을 싫어했던 영국 코미디언의 성장기.

③ 아플거야(This is Going to Hurt), 애덤 케이, 피카도어=“오래 일하고 월급은 쥐꼬리지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장”.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 소속 의사로 일하며 겪은 불만과 조용한 기쁨.

④ 기분 좋아 101(Feel Good 101), 엠마 블랙커리 지음, 스피어=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저자가 따돌림 등을 극복하고 안정을 찾은 과정을 풀어낸다.

⑤ 나는, 나는, 나는(I Am, I Am, I Am), 메기 오페럴 지음, 틴더=출산 중 출혈, 유산, 유년기 뇌염, 바다로 잘못 뛰어들기까지 죽음의 문턱을 오간 저자가 힘든 경험을 통해 얻게 된 깨달음. <자료=선데이타임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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