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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북한 텔레비죤] 놀이공원에 몰려간 중년남성들의 정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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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0일 6차 핵실험 성공에 기여한 관계자들이 능라인민유원지를 찾았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0일 6차 핵실험 성공에 기여한 관계자들이 능라인민유원지를 찾았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9월 초의 화창한 주말.
평소라면 가족 단위 행락객으로 붐볐어야 할 북한 최고 놀이공원 능라인민유원지에 검은 양복과 군복을 입은 중년 남성들이 들이닥쳤다. 놀이공원을 점령한 그들의 정체는 제6차 핵실험으로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북한 핵 개발 관계자들이었다.

제6차 핵실험 성공 이후 개발자들이 #평양 능라인민유원지 놀이기구 즐겨 #북한 매체 김정은 특별배려로 선전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0일 6차 핵실험 성공에 기여한 관계자들이 능라인민유원지를 찾았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는 박사급 핵물리학자와 군인들이 ‘문어 세등발’을 비롯한 각종 놀이기구에 탑승해 아이들처럼 손뼉을 치며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이 등장했다. 이어 이들이 ‘전자오락관’에서 스티커 사진을 찍고 레이싱 게임을 즐기는 모습과 ‘곱등어 공연(돌고래 쇼)’를 관람하며 신기해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6차 핵실험 성공에 기여한 관계자들이 9월 초 능라인민유원지를 찾아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6차 핵실험 성공에 기여한 관계자들이 9월 초 능라인민유원지를 찾아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산간벽지에 사는 조선소년단 소속 학생들이나 미사일·핵 개발 관련자들을 평양에 초청하는 특권을 주고 있다. 휘황찬란한 평양의 각종 유희장을 관람하며 즐거워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자애로운 지도자’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절대적 충성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최고지도자의 이런 특별 배려에 중년의 과학자들은 놀이동산이 자신들의 나이와 사회적 위치에 맞지 않더라도 어린이처럼 뛰며 감격해야만 한다.

평양시 중구역 대동강에 위치한 능라인민유원지는 2011년 말 집권한 김정은이 지시한 첫 대형 건설 프로젝트로, 공사현장을 세 차례나 찾을 정도로 공들인 곳으로 알려졌다. 2012년 7월 25일 열린 준공식에서 퍼스트레이디 이설주를 공개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장소다.

안정호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an.ju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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